전체 글 2007

남편 솜씨 100%

2022년 3월 6일 일요일 남편은 엊그제 물김치를 담는다며 배추 두포기와 부속 재료들을 사왔다. 그 며칠 전에 사온 배추김치가 너무 맛이 없어 집에서 4포기를 담가 놓아 김치 풍년인데 또 물김치를 담겠다고 해 난 모르겠으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 간은 출근 하느라 배추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일요일이니 오늘 성당에 다녀와서 담그라고 하고 나는 가게를 나갔다. 가게에서 돌아와 보니 이렇게 두 병이 가지런히 놓여있네 난 물김치를 한 번도 담구어 본 적이 없는데 나도 안 해 본 물김치를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맛도 그럴듯하다. 하룻밤 상온에 두었다 내일은 냉장고에 넣어야겠다. 남편 고마워!

재외 국민 대통령 투표

2022년 2월 23일 수요일 저보다대통령 투표 먼저 한분 계신가요 ? ㅋㅋ 격상된 대한민국의 해외 국민으로 계속 살고 싶어 투표 첫날 얼른 가서 투표하고 왔어요. 전에는 이 넓은 텍사스에 투표소 단 한 곳이었는데 이번엔 주도 오스틴에 한 곳이 더 생겼어요. 1박 2 일로 운전하고 와서 투표하고 간 사람들 많았는데 올해는 좀 편해진 분들도 있겠네요. 전 15분 정도 운전했으니 정말 축복이라 생각했어요. 모두 다 투표 합시다.

10년만에 앞치마를 꺼내 입고

2022년 1월 16일 일요일 20대 때부터 내 소원은 부엌 없는 집에서 사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가게를 시작하면서는 그 소원을 어느 정도는 이루고 살았다. 아이들을 위해 밥을 할 일이 없어졌고 남편은 거의 밖에서 식사를 해결했고 같이 있는 토요일, 일요일의 밥당번은 남편이었다. 그래서 남편 손에 밥을 얻어 먹고 사는 일이 많아졌다. 청소 아줌마가 청소를 하고 가고 나서도 우리 집 부엌 싱크대나 개스랜지 주위에는 기름 튀는 일도 없고 요리하는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을만큼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어 나름 기분 좋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13일에 남편이 휴스턴으로 돌아오고 나서의 내 많은 시간은 부엌에서 보내고 있다. 펜츄리 깊은 곳에 박혀 있던 앞치마를 꺼내 입고 부엌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방사선..

휴스턴에 돌아와서의 일상

2021년 12월 30일 목요일 휴스턴에 돌아온 지 4일 정도 지났다. 한국에 오미크론 때문에 자가격리 면제도 없어지고 4인 이상 만나기도 힘들고 식당 들어가는 것도 qr 코드가 없는 난 좀 어리버리 했었다. 아파트 복도에만 나가려도 마스크를 챙겼고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외출을 했다. 한국에 들어올 때도 코로나 테스트 결과지를 두 번인가 입국 장에 냈고 열도 체크를 했었고 병원에 있다보니 4일마다 코로나 테스트도 했었다. 미국에 비해 완벽하게 관리를 하는 게 고맙기까지 했다. 그런데 출국 하려고 보니 코로나 검사한 것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 걷어가지도 않았고 미국에 들어오는 입국장에서는 입국 심사가 더 단촐해졌다. 공항에서는 자가격리를 하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 휴스턴에 와서 보니 전에 없던 코로나..

휴스턴에 돌아오다.

2021년 12월 26일 거의 45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휴스턴으로 돌아왔다. 남편을 혼자 두고 오는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아빠를 보겠다고 두 아이가 한국에 들어오긴 했는데 10일 격리를 하고 나면 아빠를 보는 시간은 5일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도 그 마음이 예쁘다. 어제는 시간을 내어 호텔 밖에 있는 석촌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이렇게 멋진 호텔에서 오랜 시간 묵으면서도 호텔 생활을 즐길 여유가없었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호텔 주변을 돌아봤다. 호텔에 이런 비지니스 라운지가 있어 이곳에서 컴퓨터 작업을 조금 했어요. 저희가 묵는 호텔 객실에서 이렇게 석촌호수가 보입니다. 여기는 5층 만남의 장소입니다. 지인들이 남편을 보러 오면 이곳에서 같이 만나곤 했어요.

한국에서 2021.12.27

내 생애 가장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

2021년 12월 13일 월요일 직계 가족 방문 목적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 된다는 소리를 듣고 남편은 지난 10월 초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보러왔었다. 때마침 종합검진 할 시기여서 검진을 하고 결과를 받는 자리에서 위암이 보인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평소 진료를 했던 아산 병원에 와서 여러 검사를 한 결과 위 상단에 위암이 있다는 최종 결과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서 최종 수술 날짜가 잡힌 것이 두 달 뒤인 오늘이었다. 그 사이 남편은 휴스턴과 서울을 오가면서 사무실 일을 정리하며 시간 분,초를 다투어가며 강행군을 해 왔다. 수술 하기 전까지 우리 가족들은 너무나 암울한 일상을 살아왔다. 아이들은 눈물로 아빠와 통화를 하며 위로를 했고 난 낮에는 좀 괜찮다가 밤이 되면 극도의 불안과 초..

결혼 30주년 기념 사진

2021년 12월 10일 금요일 우리가 한국에 있는 동안 결혼 30주년이 되어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남편은 175정도의 키에 80킬로 정도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다. 거의 일정하게 이 정도의 체격인데 이제 앞으로 남편의 몸무게는 사정 없이 빠질 것이고 ,다시는 이런 체격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난 남편의 이런 모습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다. 사진사의 밝게 웃으라는 말에 마음 속의 울음을 삼키며 찍어야 했던 슬픈 사진이다. 내 눈에 참 멋진 당신, 그래도 우리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일도 행복 할 거야 너무 걱정말자!

카테고리 없음 2021.12.24

부안 채석강에서

2021년 12월 9일 목요일 동생 남편이 쉬는 날이라 바람이나 쐬자며 엄마를 모시고 가까운 부안에 다녀왔다. 겨울 치고 포근한 날이라 외출하기 좋은 날이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어 몇 시간을 힐링하고 돌아왔다. 바닷물이 빠진 백사장이 물결 무늬를 이루고 있어 참 신기했어요.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는 채석강입니다. 올 때 마다 참 아름다운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채석강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2021.12.24

애처로운 나의 엄마

2021년 12월 3일 토요일 2년 전에 왔을 때만해도 엄마는 가끔씩 음식을 만들곤 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이제 음식은 하나도 못 할 만큼 퇴화 되었다. 내 방문 목적도 따뜻한 밥 만들어 대접해 드리는 것이어서 매끼 집에서 만들어 해결을 했다. 내가 한국을 떠난 사이 한국 음식도 수많은 유행을 만들어 내고 사라지고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번에 와선 마라탕이라는 것을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어 검색을 해서 오랫만에 저녁에 나가 보았다. 식사를 많이 못 하는 엄마도 마라탕은 맛있게 드셨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할 겸해서 정읍천을 따라 걸어왔다. 낮에는 못 보았던 다리에 불이 켜져 황홀함을 자아냈다. 애처로운 우리 엄마,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기억들을 간직하기 위해 애 쓰고 있다. 40 ..

카테고리 없음 2021.12.24

30주년 결혼 기념일에

2021년 12월 1일 수요일 남편은 한국에 출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호텔 하나를 잡아 일을 보고 있다. 난 엄마를 보기 위해 왔으니 정읍에 내려가 있다가 가끔씩 서울에 올라오고 있다. 오늘은 30주년 결혼기념일이라서 2일 전에 서울에 올라와 남편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석촌 호수가 보이는 근사한 라운지에서 식사를 하며 내년엔 더 건강한 31주년을 맞자고 이야기를 했다. 아침을 먹고 나는 다시 정읍으로 내려갔다. 우리가 묵고 있는 근사한 호텔입니다. 남들은 이 좋은 호텔에서 호캉스를 한다고 신나하던데 저희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없어 우울합니다.

한국에서 2021.12.23

종합 검진을 마치고 전주 한옥 마을에서

2021년 11월 18일 목요일 정기적으로 2년에 한 번 종합 검진을 받고 있다. 그 간은 서울에서 받았는데 오늘은 여동생이 전주에 예약을 해 두어 엄마를 모시고 전주 여동생 집에서 하루 밤을 묵고 검진을 했다. 끝내고서 가까운 한옥 마을을 둘러 보았다. 늦가을 하늘은 하염없이 그윽하고 한옥 마을 안에는 각양 각색의 한복을 입은 젊은이들의 웃음 소리가 가득하고 활기차 있다. 전주 가까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옥 마을 방문은 처음이다. 우리 나연이가 같이 왔더라면 다른 사람들처럼 이쁘게 한복을 차려입고 머리를 묶고 참 좋아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좀 아쉬웠다. 아직 가을 잎들이 조금 남아 있어 정취를 더 느끼게 했습니다.

한국에서 2021.12.23

한국에 오다

2021년 11월 13일 토요일 한국에 전화를 할 때마다 친정엄마는 언제 오느냐고, 이놈의 코로나가 끝나야 너를 볼텐데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 우리 큰 딸 보고 싶어 죽겠다고 하신다. 2년 전에 한국에 다녀올 땐 1년에 한 번이라도 꼭 와서 엄마를 뵈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갔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그 생각은 마음 속에 접어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가벼운 치매 증상이 날이 갈 수록 더해 가는 것 같고 하루라도 건강하실 때 엄마를 뵈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직원이 제대로 안 채워진다면 가게를 닫고서라도 한국에 가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한 명이 새로 와 주어 그 직원이 혼자서도 할 수 있을 만큼 되기도 했다. 40일 전에 비행기 표를 ..

한국에서 2021.12.23

Harding park 골프 코스에서

2021년 9월 28일 화요일 어제 36홀을 돌고 오늘은 작년에 PGA가 열렸던 Harding park로 왔다. 어제와는 분위기가 달라 침엽수림이 우거져 공기가 아주 상쾌했다. 러프가 너무 길어 그 곳에 한 번 빠지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곳이었다. 처음 한 홀은 너무 헤매다가 그 다음부터는 공이 제법 페어웨이로 날아다녀 기분 좋게 라운딩을 마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한국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2박 3일의 골프 여행을 마치고 휴스턴에 돌아왔다. 내일부턴 생업전선에서 더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골프장에 세워진 동상입니다. *이 곳은 일년 내내 카트가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좀 힘이 들었습니다. * 정말 체력들이 대단합니다. 어제 36홀을 돌고 오늘 1..

샌프란시스코로 2박 3일골프 여행-half moon bay의 ocean 코스와 old 코스

2021년 9월 26일-28일 일요일-화요일 친구 부부와 한 달에 한 번 휴스턴 근교에서 라운딩을 한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오래 전부터 여행을 한 번 가자고 했었다. 시간이 서로 맞지 않다가 이번에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곳으로 다녀오자고 의기투합이 되어 샌 프란시스코로 떠났다. 일요일에 밤 늦게 도착해 몇 시간을 자고 일어나 아침 8시 10분 티타임을 잡았는데 앞뒤로 밀리지 않아 12시가 안 되 18홀이 끝나버려 점심을 먹고 이번엔 다른 코스로 18홀을 돌았다. 어느 홀은 태평양 바닷가가 보이고 어느 홀은 민둥산이 보이고 경치가 참 장관이었다. *어느 태평양 바닷가 절벽에 자리 잡은 리츠 칼튼 호텔입니다. 하루 숙박비가 엄청났습니다. 새벽 1시 30분에 도착해 아침 7시에 나왔는데 그 비용을 지불하려..

슈가, 14년 반 동안 우리 가족으로 살아줘서 고마웠어!

2021년 9월 28일 일요일 슈가는 아주 오래 전부터 병을 달고 살았었다. 6살 정도부터 암을 앓아오면서 수없이 병원을 들락날락 했고 복용한 약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병약한 몸으로 큰 아이를 따라 다니며 큰 아이와 뗄수 없을만큼 유대감도 강했다.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병약한 아이였는데 어제 큰 아이한테 전화가 왔다. 신부전증으로 더 이상 생명을 지속하기 어려워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간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해서 오늘 오후 7시에 같은 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집으로 와 마지막 주사를 놓기로 했는데 오늘 7시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다고 해 식구대로 돌아가면서 페이스 타임을 가졌다. 예상대로 아침 일찍 퉁퉁 부은 얼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