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308

큰 아이가 다녀갔다.

2025년 4월 28일 월요일 큰 아이가 토요일에 왔다가 일요일에 플로리다로 돌아갔다. 큰 아이와 1년간 인턴을 같이 했던 여성 친구가 있다.뼈를 깎는 것과 같은 힘든 인턴 생활을 같이 하다 보니 동지애가 너무 끈끈해져 레지던트를 다른 곳에 했는데도 영혼의 친구가 되었다.그 친구가 우리 아이보다 1년 일찍 레지던트를 시작해 1년 일찍 끝내고 수의대 명문인 텍사스 A&M에 대학의 교수로 갔을 때도 나는 내 딸의 일처럼 기뻐했다.그리고 당뇨가 있어 결혼한 지 한참 되었는데도 임신 하기 어렵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내 마음도 안타까웠다. 그 두 아이는 각자 공부하는 학교가 다르고 지역이 달라도 의기투합해 그 친구 남편과 셋이서도 자주 만났다.작년에 아이가 샌디에고에서 약혼식을 할 때도 우리 부부는 안 갔지만 그..

딸아이의 생일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어제는 딸아이의 생일이었다.어제 하루 종일 딸아이의 전화를 기다렸다.물론 바쁠거라는 건 알지만, 생일엔 부모한테 제일 먼저 전화해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가르쳐왔는데 밤이 늦도록 전화가 없다.남편도 "나연이한테 전화 왔어?"하는데" 바쁜지 아무 연락이 없네. 당신이라도 전화해서 엄마한테 전화 좀 하라고 해봐" 했지만 나도 남편도 아이가 바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괘씸해도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에는 너무 기분이 안 좋아 내가 먼저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도 않는다.그러더니 퇴근길이라며 전화가 와서 "엄마 , 미안해 , 어제 내가 너무 바빠서 전화를 못 했어. 내가 이번만 빼고는 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화 항상 했잖아. 엄마 미..

자식이 뭔지 ...

2025년 3월 3일 월요일 약 4주 전에 남편이 퇴근해 집에 들어오면서 " 나연이한테 전화 온 것 있어?" 한다."전화가 왔는데 내가 일하는 시간이라서 못 받았고 다시 걸어보니 안 받던데? 왜? 뭔일이 있어?" 했다."울면서 전화가 왔더라고!"가슴이 철렁하며 "울면서 전화가 왔어? 무슨 일이야?' 했더니 레지던트 1년차 백인 여학생이 있는데 ,어떤 교수로부터 그 후배 여학생과 차별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는 것이다.큰 아이도 매번 그런 경험을 해 오고 있고, 어쩔 수 없이 소수 인종이다보니 알게 모르게 겪는 차별이 있어 큰 아이도 극복하는데 힘이 들었다. 그 전에는 인종 차별이라는 것이 법으로 금지가 되어 있고 ,사회적인 규약이어서 모두들 조심했던 것 같은데 1차 트럼프..

작은 아이네 밥상

2025년 2월 16일 일요일 작은 아이가 보내 온 사진을 보고 남편과 같이 웃었다.분명 내 사위는 미국 사위인데 밥상은 완전 한국식이다.아이들이 자라면서 음식 솜씨 없는 엄마를 만나 간신히 굶어죽지 않을만큼만 밥을 얻어 먹고 산 아이들이다 ㅋㅋ그런데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 어딘지 내가 만든 음식의 티를 내고 있다 .알게 모르게 내 음식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자란 가정 환경이 이렇게 중요한가 싶다. *김치찌개에 가끔 참치 캔을 넣고 두부를 넣어 끓이는데 아이도 그렇게 끓였어요 계란 장조림에는 저는 매운고추를 넣어서 하는데 아이들은 그냥 계란만 넣었네요.두부 한 모가 많았던 지 양념장으로도 하고 그냥 하얗게도 부쳤네요.남편이 채소를 좋아해 오이도 저렇게 무쳐서 내 놓는데 그것도 저랑 똑같이 했어요...

큰 아이는 요즘 마음이 가벼운 것 같다

2025년 2월 2일 일요일 큰 아이는 이제 레지던트 마지막 학기를 남겨 두고 있고,이번 7월엔 보스턴으로 옮겨서 본격적인 수의사의 삶을 살게 된다.보스턴 병원과 5년간 계약을 했는데 집을 사야 되나 ,아파트에서 살아야 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아파트로 들어가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하기로 했다. 보스턴 생활이 만족스러우면 거기에 집을 사고 앞으로 오랫동안 살 것이고, 아니면 다른 주로 갈 수도 있으니 섣부르게 집을 사면 안 될 것 같다.일단 아이가 만족스러운 대우를 받고 보스턴으로 가게 되어 지금은 마음이 아주 가벼운 것 같다. 그래서 1월엔 켄터키 주로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주엔 한 시간 정도 거리의 호수로 친구들끼리 낚시를 다녀왔다고 했다.그런데 낚시대를 던지고 얼마 안 되어 큰 생선 한마리를..

큰 아이와 약혼녀가 담근 김치

2025년 1월 5일 일요일 큰 아이가 휴일에 바람을 좀 쐬고 싶어 두 시간 운전해 올랜도에 갔다고 했다.돌아다니다 보니 한국 마켓이 눈에 띄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아이의 약혼녀(여친이었는데 포로포즈도 하고 양가 남매들 상견례도 했으니 이제 약혼녀가 되었어요.)가 항아리가 있는 것을 보더니 항아리를 사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그리고 돌아다보니 싱싱한 배추도 있어 둘이 의기 투합을 해서 김치를 담궈 보자고 했다면서 나한테 전화를 해서 김치를 담그려면 뭐가 필요하냐고 한다. 배추는 네 포기를 담고 싶다고 했다.지난 번에 작은 아이 부부가 김치 네 포기를 우리 집에서 담근 것을 보고 자기네도 네 포기를 담고 싶었나 보다.그래서 나는 이것 저것 김치에 들어가는 부대 재료들을 알려 주었고, 만들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

딸 부부와 함께 김치 담그다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딸 부부는 24일에 와서 27일에 러벅으로 돌아간다.한국에 10일간 휴가를 갔다 와서 이번엔 휴가를 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는데 다행히 4일간 쉴 수 있었다.시댁이 있는 버지니아로 가라고 했더니 앤드류 부모가 친척이 많은 휴스턴에서 성탄을 보낸다고 해 아이들이 오게 되었다.그런데 통 연락이 되지 않는다.딸 아이는 평소에도 바빠 전화를 자주 하는 편도 아니고 ,그렇게 바쁜 것을 알기에 연락이 오길 마냥 기다리는데 사위나 딸이나 우리에게 연락하는 게 참 인색하다.그래서 큰 아이에게 푸념을 하면 큰 아이가 그런다." 엄마, 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데 바쁘면 연락 못해. 그냥 기다리세요" 한다.그래 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 아이라 매번 연락이 안 와도 그냥 기다리는데 어떨 때는 ..

큰 아이에게 좋은 일들이 생기네

2024년 12월 20일 금요일큰 아이는 드디어 여친에게 프로퍼즈를 해서 ”yes” 받아 냈다.작은 아이가 프로퍼즈를 받았을 때는 양가 부모와 남매들이 다 모여 상견례 자리가 되었다.이번에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여친 부모님이 오래 전부터 대만에 3개월 휴가가 잡혀 있어 부모는 빼고, 각 남매들끼리 모여 상견례를 하고 저녁을 같이 먹고 그 이후에는 수의대 동기들이 합류해 20명 가까운 젊은이들이 칵테일 파티를 했다고 한다.주위 사람들 자식들은 30 후반이 다 되어가도 결혼 생각을 전혀 안 해 애가 탄다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른 나이에 다들 짝 찾아가니 참 다행이다 싶다.난 아이가 프로포즈를 한 것 보다 더 기쁜 게 있다.수의대 동기들은 졸업하자마자 동물 병원에 취직해 다들 여유롭게 사는데 우리 아이는 공부..

재미있게 노네!!

2024년 10월 31일 목요일 어제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딸 아이한테 비디오가 하나 날아들었다. 뭐지 ? 하고 재생을 해보니 딸 부부가 노는 모습이다. 나는 처음에 언뜻 보고 어느 유트뷰를 링크 걸어서 보냈나 했다. 두 번 째 보니 아이의 집이고 병원에서 퇴근한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수술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어려서 치어리더를 해서 몸이 아직 유연했고 난 아이의 다리가 탈골될까 잠시 걱정이 들었지만 두 아이가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 몇 번을 돌려 보면서 흐뭇했다. 특히 마지막에 아이의 웃음소리는 세상의 어떤 음악에서도 느낄 수 없는 황홀함을 느끼게 해 준다

세 아이가 다녀갔다

2024년 6월 2일 일요일 아들의 자동차는 텍사스로 등록이 되어 있다.사서 처음 2년간은 자동차 점검을 안 받아도 되는데 올해 3년째부터는 인스펙션을 받아야 하는데 텍사스에서 받아야 한다.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아들은  차 인스펙션을 받아야 해서 차를 운전해서 집에 왔다가 6일 전에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갔다.8주간의 수술을 끝내고 1주간은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리서치를 하기 때문에 약간 휴가의 느낌이 있다.그래서 개를 데리고 와서 5일 정도 집에서 머물다 갔다.아들이 집에 오면 난 몸과 마음이 너무 편하다. 밥도 해 놓고 설거지도 당연히 해야 하는 걸로 알고 부엌에서 행주를 손에 놓지 않고 쓸고 닦고 한다.회가 먹고 싶다고 해 아들이 남편이랑 둘이 가서 회를 떠 오고 나머지 생선 뼈를 가지고 왔는데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