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352

분노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다.

2025년 5월 13일 화요일대체로 화요일엔 친구들과 골프를 가는 날이다.오늘도 골프장에 도착해 친구를 만나 체크 인을 하고 화장실을 들러 카트를 가지고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골프 가방을 카트에 옮겨 싣고 운전석 옆에 있는 물과 간식거리를 꺼내려고 차문을 여는 순간 '아니, 이게 뭐야?' 하며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자세히 보니 운전석 유리창문이 깨져 통째로 실내에 들어와 있고 내 가방이 없어진 것이다.눈앞이 노래지면서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세상에나 그 15분 정도 사이에 어떤 벼락 맞을 놈이 산 지 28일 된 내 차의 유리를 깨고 가방을 통째로 가져가 버린 것이다. 그 가방 안에 크레딧 카드, 데빗 카드, 내 여분의 소나타 키, 집 열쇠, 가게 열쇠, 운전면허증, 각종 클럽 멤버 카드..

오이 김치, 부추 김치

2025년 5월 11일 일요일 남편을 아주 예뻐하시는 성당의 한 자매님이 계신다.남편 친구의 어머니이기도 하신 분인데, 해마다 뒷 마당에서 수확하신 농산물을 꼭 나누어 주신다.그 어르신의 집 뒷마당이 넓어 오이나 고추 상추 같은 것을 소일거리 삼아 하시는데, 농사 솜씨가 아주 좋으시다. 어느 해에는 그 어르신이 오이 모종을 주셔서 우리 뒷마당에 심었는데 ,우리도 수확을 아주 많이 해서 주위 친구들과 나누어 먹었다.오늘은 이른 미사를 마치고 집으로 가려 하는데 그 며느님께서 문자를 보내 "어머니가 뭘 주고 싶어 하시는데 만나자"고 한다.그래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돌려 갔더니 농사 지으신 작물을 엄청 많이 가져 오셨다. 집에 와서 풀어보니 양이 어마어마 하다.특히나 다른 어머니께서는 부추를 가져와 주셨다..

두릅이 또 왔다

2025년 5월 7일 수요일 지난 해에 커네티켓에 사시는 시아버님의 제자분께서 귀한 두릅을 보내 주셔서 장아찌를 담가 먹었다.여기는 날씨가 안 맞는 지 두릅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고 , 사실 한국에서도 좋아하던 음식이 아니어서 두릅이라는 식재료가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었다.우리가 먹을 수 없을만큼 많은 양을 보내셔서 친구에게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너무 좋아하며달라고 했다.그 친구 며느리가 임신을 했는데 마침 두릅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며느리가 두릅을 너무 먹고 싶어 했다고 한다.그런 찰나에 내가 두릅을 주었으니 주는 나도 기분이 너무 좋았고, 받은 친구도 너무 좋아했다. 오늘 집에 가보니 철문 앞에 상자가 하나 놓여있었는데 보니 그 어르신의 주소가 쓰여 있었다.들고 들어와 상자를 열어보니 올해도 아주 싱싱한..

한국 갈 준비

2025년 5월 6일 화요일 갑자기 한국에 갈 일정이 생기니 키우던 화분들을 어떻게 할까고민이다.겨울에는 물이 많이 필요치 않아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여름이라 밖의 화초들이 말라 죽을 게 뻔하다.유학생 아이가 실내의 식물들은 물을 준다고 했는데 밖의 화초들까지 맡기기엔 아이에게 너무 버거워서 생각 끝에 아는 동생에게 주기로 했다.특히나 물을 좋아하는 버네나는 내가 가 있는 동안에 혼자서는 도저히 살아 남을 수 있는 꽃이 아니어서, 기쁜 마음으로 꽃을 좋아하는 동생에게 주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화분들은 각양각색으로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가능한 같은 색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감을 주는데 화분까지 줄 수가 없게 되었다.화분을 어디서 샀는 지도 모르겠어서 "미안한데 니가 화분을 가져오면 내가 성..

차를 바꾸다

2025년 4월 15일 화요일 남편은 한참 전부터 내 차를 바꾸어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아직 잔고장도 없고 탈 때까지 타겠다고 했는데 관세 문제도 있어 차 값이 언제 올라도 오를 것 같고, 만 7년이 넘어서 언제 바꾸어도 이상 할 게 없어 어느 브랜드를 살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큰 아이와 상의를 계속했고 남편하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이 브랜드는 잔고장이 많다'. '저 브랜드는 디자인이 맘에 안 든다' 하며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내 차이니 내가 주도적인 결정을 해야 할 것 같아 나도 고민을 했는데 같은 브랜드, 같은 모델로 하기로 하고 차 색깔만 바꾸기로 했다. 어제 남편이 대충 보고 왔고 오늘 아침에 치과에 같이 갔다가 딜러에 갔다.나는 검정색과 흰색은 싫다.나머지 색을 고민했는데 지금 타..

'스타일러'가 빛을 보네.

2025년 4월 29일 화요일 몇 년 전에 퇴근하고 집에 가 보니 새로운 가전제품 하나가 놓여 있었다.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보니 '스타일러'라는 것이었다. 미국에 사는 촌스러운 나는 '도대체 이게 뭐 하는거야?'하고 이리저리 보니 옷을 넣어 두면 먼지나 냄새도 빠지고 바지 같은 걸 걸어 두면 주름도 조금은 펴지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난 남편한테 " 도대체 이런 물건이 우리 집에 왜 필요한거야? 우리 집에 연예인이 살아? 면 옷은 빨아서 탁탁 털어서 햇빛에 말려 입으면 냄새도 상쾌하고 , 그렇다고 이게 드라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생활에 이게 조금이라도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네 " 하면서 타박을 엄청 해대었다. 남편의 아는 사람이 LG에 판매원이 되었는데 뭘 하나 사달라고 부탁했다는데 세..

엘사, 반갑고 고마워.

2025년 4월 25일 금요일지금의 베르타가 우리집에 청소 하러 오기 전에 Elsa라는 멕시코 젊은 엄마가 있었다.나의 대녀 세라의 엄마가 소개시켜 준 사람이었다.세라 집에서도 청소도 하고 아이들도 돌봐주었던 사람인데 일을 너무 잘해서 세라 엄마도 오랫동안 마음 놓고 집을 맡겼던 사람이다.정말 일을 너무 잘해 청소하고 간 날엔 온 집안이 번쩍 번쩍 빛이 났다.바닥에 머리카락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이 없었다.너무 고마워 우리 집에서 오랫동안 같이 하고 싶었는데 어느 날 청소 전문회사로 들어가 더 이상 우리 집에 올 수가 없게 되었을 때 난 너무 아쉬워 했다. 그리고서 다른 아줌마들을 불렀는데 돈은 받아가면서도 청소하고 간 바로 그날에도 내가 손을 움직여서 뭔가를 쓸고 닦아야 했다.어느 곳이 청소가 안 되었..

이런 저런 날들

2025년 4월 21일 월요일요즘 이런 저런 변함없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을 보니 그닥 특별한 날들은 아니지만 기록해 본다. *2월 초에 알을 낳기 시작했던 오리가 알을 17개 낳고서 계속 품고 있지만 두 달이 넘었는데도 아직 부화되지 않고 있다.그 중에 알 세개를 둥지 밖으로 밀어 내 놓고 있다.이미 알이 상한 것 같다물을 주려고 나가보면 파리도 날아다니고 냄새가 아주 고약하다.며칠 후에 둥지 밖으로 나온 알을 쓰레기 봉투에 버리려고 주웠더니 알이 아주 가볍다. *이 오리는 나중에 입주했다.저쪽 오리보다 늦게 알을 낳기 시작했지만 이것도 꽤 오래 지난 것 같은데 부화하지를 않는다. *한국에선 꽃 구경이 한창인데 여기는 나무에 피는 꽃이라곤 찾을 수가 없다.텍사스 상징 꽃인 블루버넷이라도 보려고..

주말마다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년 4월 12일 토요일우리 집 유학생 아이는 지금도 금요일 저녁이면 우리 집에 와서 2박 3일을 지내고 간다.아이는 금요일에 학교에서 오자마자 우리 집에 올 짐을 싸 놓고 남편을 기다리다가, 남편이 늦게까지 안 오는 날엔  "아저씨 언제 저 데리러 오실거예요? "하고 전화를 한다고 한다.그리고서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콧노래를 부르며 냉장고를 열어 음료수를 꺼내 마시고, 팬트리에 가서 과자를 꺼내 먹으며 숙제를 한다.남편이 아이에게 내 주는 숙제도 있는데 그걸 다 해와서 남편이 흐뭇해하기도 한다. 아이의 글씨가 너무 작아 인터넷에서 프린트를 해서 글자체를 교정하고 크기를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프린트이다.글씨가 작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자신감이 없다는 표현이기도 해서 그것을 좀 고쳐보고자 해서 ..

뽕나무 그리고 초등 카톡

2025년 4월 7일 월요일 오다가다 보니 집 옆의 뽕나무에 오디가 열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나는 뽕나무를 전부터 주의 깊게 보고 있었는데 꽃이 피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그런데 갑자기 열매가 달리기 시작해서, 꽃이 없이 열매가 열리는 나무인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이 꽃이 피었나 무척 궁금해졌다. 그리고서 한국의 초등 카톡에 친구들에게 뽕나무를 보여 주었다.그런데 헌법 재판관인 김형두 친구가 뽕나무의 자료를 찾아서 보내 주었는데 자세히 보니 꽃인것 같기도 하고 열매인 것 같기도 한 그림이 있었다.그래서 나 혼자 '꽃이 바로 열매로 바뀌는 가보다' 하고 결론을 내렸다. 잠시 가만히 있다가 김형두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냈다.그가 결론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국민의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