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내 생애 가장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

김 정아 2021. 12. 24. 12:36

2021년 12월 13일 월요일

 

직계 가족 방문 목적으로 2주간의 자가격리가 면제 된다는 소리를 듣고 남편은 지난 10월 초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보러왔었다.

 

때마침 종합검진 할 시기여서 검진을 하고 결과를 받는 자리에서 위암이 보인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평소 진료를 했던 아산 병원에 와서 여러 검사를 한 결과 위 상단에 위암이 있다는 최종 결과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서 최종 수술 날짜가 잡힌 것이 두 달 뒤인 오늘이었다.

 

그 사이 남편은 휴스턴과 서울을 오가면서 사무실 일을 정리하며 시간 분,초를 다투어가며 강행군을 해 왔다.

 

수술 하기 전까지 우리 가족들은 너무나 암울한 일상을 살아왔다.

 

아이들은 눈물로 아빠와 통화를 하며 위로를 했고 난 낮에는 좀 괜찮다가 밤이 되면 극도의 불안과 초조로 불면의 시간을 보냈고 당사자인 남편의 고통이야 말 할 것도 없었을 것이다.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기에 두려움이  나날이 쌓여가다 오늘 위 전체 절제 수술을 마친 남편을 병실에서 맞았다.

 

몸에 여러개 호스를 낀 남편을 보며 눈물이 났지만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다행히 1기 a 단계라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 없다는 말에 하느님 감사합니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리 더 이상 두려워 하지 말고 더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자.

 

 

 

4시간여의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돌아왔어요. 복강경을 해서 그것도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먹는 것과의 싸움이 될 것입다.  위가 없는 남편은 수 십번씩, 수 백번씩 음식을 씹어서 넘겨야 할 것입니다.

퇴원 후 암 요양 병원으로 가려고 예약 했으나 남편은 환자 복을 더 입고 싶지 않다고 고집을 부려 호텔로 돌아왔어요.

먹고 나면 아파하길 반복하고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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