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슈가, 14년 반 동안 우리 가족으로 살아줘서 고마웠어!

김 정아 2021. 9. 27. 21:24

2021년 9월 28일 일요일

슈가는 아주 오래 전부터 병을 달고 살았었다.

6살 정도부터 암을 앓아오면서 수없이 병원을 들락날락 했고 복용한 약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병약한 몸으로 큰 아이를 따라 다니며 큰 아이와 뗄수 없을만큼 유대감도 강했다.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병약한 아이였는데 어제 큰 아이한테 전화가 왔다.

신부전증으로 더 이상 생명을 지속하기 어려워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간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이제 그만 보내주라고 해서 오늘 오후 7시에 같은 병원 수의사 선생님이 집으로 와 마지막 주사를 놓기로 했는데 오늘 7시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다고 해 식구대로 돌아가면서 페이스 타임을 가졌다.

예상대로 아침 일찍 퉁퉁 부은 얼굴로 아이는 상태가 너무 나빠져 오후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는 항상 먹는 것과 싸움이었다.
수가는 사람 먹는 음식 너무 탐했고 우리는 못 먹도록 막곤 했었다.
마지막엔 맛있는 피자를 사 주고 싶었는데 문 연 곳이 없어 햄버거 하나 사다 고기를 입에 넣어주려고 해도 고개를 돌려 버리는 것이다 ..

우리 부부는 슬픈 마음을 가누고 마지막 안녕을 고했고 ,나연이가 의사선생님 따라 회진을 마치고 온 시간을 기다려 원석이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슈가, 우리 가족으로 살아줘서 고맙고 ,니가 일생의 반을 병마와 싸운 것이 우리 가족의 액운도 모두 가져 간 것 같아 미안해.

영원히 잊지 않을게!

 

*아주 일찍부터 앓아 와서 슈가가 언제 활기차게 살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이 사진도 오래 전인데 이때도 아팠어요.

*수시로 병원에 드나들어 이때도 피 검사를 해서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네요.

 

 

 

*마지막 날 사진입니다. 너무 떨어 이불을 덮어 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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