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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분 간 몰아닥친 공포의 토네이도

2024년 5월 16일 목요일 골프를 갔다 와서 잠시 쉬면서 한국에서 오는 남편의 저녁 준비를 쉬엄쉬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서히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휴대폰에서는 토네이도가 오고 있으니 밖에 있는 사람들은 집으로들어가고 안전한 공간을 찾으라고 문자가 온다. 그러더니 광풍과 함께 무시무시한 비가 휘몰아치면서 천둥 번개가 우르릉거렸다. 순간 어디라도 몸을 숨겨야할 것 같은데 유리창이 없는 공간이 없어 벽에 붙어 비들바들 떨었다. 티비에서 토네이도가 와 다 휩쓸어가던 장면이 떠오르며 제발 그런 상황만은 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다. 공포의 20여분이 지나니 비는 그쳤는데 전기가 나가버렸다. 상황이 진정 된 것 같아 밖을 나가 보니 큰 나무가 있는 집은 아수라장이 되어바렸다. 그래도 이렇게 지나가 다행이..

골프에 물이 올랐네

2024년 5월 13일 월요일골프를 치고 있는 모든 시점을 통틀어 요즘 제일 잘 치고 있다 ㅋㅋ골프를 즐기지만 점수는 그리 잘 나오지 않아 90 후반대에서 머물러 있는데 요즘은 90 초반을 치고 있다.드라이버나 우드를 잘 치는 편이지만 방향성이 좋지 않아 멀리가기는 하지만 페어를 벗어나기도 하는데 요새는 페어웨이 적중률도 높아지고 있다.그래서 필드에 나가는 게 즐겁다.오늘도 92개를 치고 와서 기분이 좋아 룰루랄라 하고 있다.*혼자 간 날 ,드라이버 샷 211야드를 날리고 혼자 난리났습니다ㅋㅋ*제 골프 시계가 알려 준 저의 페어웨이 안착률입니다75% 페어웨이 적중입니다 ㅋㅋ*골프를 막 끝내고 카트를 반납하고 왔는데 이렇게 무지막하게 비가 쏟아집니다.오늘은 제가 저녁 시간에 일 하는 날인데 홍수 주의보도 ..

두릅 장아찌

2024년 5월 12일 일요일코넷티컷 어르신께서 보내신 두릅을 몇 줄기 데쳐서 간장에 무쳐 먹었는데 뽀드득 거리는 식감이 나에게 너무 생소해서 입에 맞지 않았다.초고추장 찍어 먹는 것은 먹어보기도 전에 별 맛이 없을 것 같아 포기했고, 이것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다 블친들께서 올려주신대로 장아찌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그런데 그 양이 너무 많아 친구에게 좀 갖다 주겠다고 했더니 너무 좋아라 한다.곧 할머니가 되는데 입덧을 시작한 며느리가 두릅을 먹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친구는 이 미국 땅에서 두릅을 구할 방법이 없어 포기했는데 때 마침 나한테 연락이 왔다며 너무 고맙다고 하면서 가져갔다.그리고 나머지를 두릅 장아찌를 만들어보았다.세상에서 나는 신 맛이 제일 싫고 단맛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그래서 설..

오랜만에 차 한 잔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한동안 부엌 아줌마 일을 대신하느라 집에서 아침 일찍 나오는 날이 계속 되었다.일 잘 하던 청년이 나가고 사람 하나 구하는데 생각보다 빨리 3주만에 구했다.본사에서 요구하던 자격증 공부하랴, 부엌 사람 나간 빈 자리 메꾸랴 아침에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는 생활이 한 동안 계속되었다. 보통은 아침에 남편을 보내고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집에서 10시 20분 쯤  나오는데 이 즈음에는 8시에 나오는 날들이 계속되었다.일주일에 이틀은 쉬어야 하는데 하루 간신히 쉬게 되니 몸이 너무 지쳐갔다.그러다 부엌 아줌마를 한 명 구했는데 생각보다 일을 빨리 배워서 나도 내 자리를 찾아가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아침에 느긋하게 여유를 부려 보았다.지난 번에 친구가 ..

두릅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20124년 5월 10일 금요일 돌아가신 시아버님은 젊은 시절 오랫동안 교직에 몸 담으셨다.수 많은 제자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오래 전에 미국으로 이민 오신 분이 있다. 아버님께서 퇴직을 하시고 나서도 오랫동안 연락을 계속하고 계셨는데, 20여년 전 쯤에 시아버님이 이곳에 오셨을 때 그 분 댁에 방문을 했었다. 동부 코네티켓에 사시는데 눈 없는 이곳에 살다가 그 곳에서 만난 눈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이후로 아버님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분은 남편과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고, 올 4월엔 그 분의 칠순 생신에 1박 2일로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 남편이 "코네티컷에서 어르신께서 두릅을 보냈다고 하니까 오면 잘 받아 냉장고에 넣어 두어 " 한다.두릅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

와!, 드디어 올라왔다!

2024년 5월 8일 수요일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항상 탑 10안에 들었던 우리 가게가 주방 아줌마 하나 잘 못 써서 거의 곤두박질 칠 정도까지 순위가 내려가고 나서 그 아줌마를 집에 보냈다.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그 바보같은 꼬락서니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버티타가 청년 하나를 고용하면서 바로 내 보냈다. 그 청년이 쿠바에서 왔는데 영어를 아주 완벽하게 해서 어디서 그렇게 영어를 배웠냐고 물어보니 메디컬 공부를 하려고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고 했다.난 의대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고용을 안 했을 것이다.그런 고급 인력이 fast food에서 일한다는 게 시급에서 만족스러울 수도 없고, 나 또한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렇게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필요도 없다. 아니나 다를..

앞 집이 이렇게 변해가네

2024년 5월 7일 화요일 우리가 이사 와서 몇 개월 지나니 앞 집 사람들이 이사를 갔다.그리고 시간이 좀 흐른후 어느 날 보니 집이 다 철거가 되고 새로운 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가을부터 울타리를 둘러치고 뼈대를 올리고 차츰 집 모양을 갖추어 가더니 한 달 전에는 외관이 다 완성이 되었다. 요즘은 인테리어 공사을 시작하고 있다.또 몇 주가 지나면 오픈하우스를 할 것 같다. 옆집의 새 집으로 이사 온 사람들은 아주 젋은 부부이다.대만사람들인데 같은 동양인이어서 그런지 잠시 마주쳐도 아주 반갑게 인사하는 이웃이 되었고, 서로 휴가를 가거나 집을 비울 때는 관심을 가져 주자며 전화번호도 교환했다. 앞 집이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게 될 지 아주 궁금하다.  *우리가 이사 올 때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가을 ..

15년만에 담근 김치

2024년 4월 28일 일요일남편의 식성은 초식동물과이다.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입맛에 있는 김치만 있으면 위가 없는 상태에서도 밥을 만족스럽게 먹는다. 아이들 어려서는 주로 남편이 김치를 담그었다.난 옆에서 보조해 주기만 하고 남편이 배추 한 박스를 사다가 간을 해 놓고 새벽에도 수시로 일어나 숨 죽인 배추를 뒤집어 놓고 김치에 들어가는 주재료들을 다듬고 씻고 썰고 다 한다.나는 그 옆에서 고추가루를 풀어서 양념을 해주면 아이들과 배추에 속을 넣어 버무린다. 그러던 것을 내가 가게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둘다 김치를 만들어 먹자라는 소리는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맛이 없어도 사 먹게 되고 언젠가부터 남편의 입맛에 맞는 김치를 찾게 되어 그 집에서 김치를 주문해서 먹었다.그런데 이 집은 썰어서 담는 막김치..

하라는 게 왜 이리 많아?

2024년 4월 24일 수요일 우리 브랜드는 갈수록 오너들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지고 있어 짜증이 너무 많이 난다.내가 가게를 오픈해서 초기엔 내 힘에 벅치지 않을만큼이었는데 갈수록 뭐가 복잡한 주문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이번엔 난데없이 각 오너들한테 본사 자격증을 따라고 난리이다.홈페이지에 들어가 각 과정들을 인터넷으로 이수하고 메니저 자격증을 따라는 것이다. 어느 샌드위치에 어떤 채소들이 들어가는가는 기본으로 알고 있고 몇 년 동안 하는 것이 이런 일인데 뭘 더 하라고 하는지 너무 짜증이 났지만 ,인터넷으로 이수를 하지 않으면 본사까지 가서 직접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니 협박아닌 협박을 당하고 있다. 남편한테 미루어볼까 했는데 남편은 이탈리아 출장을 10일이나 가 있어서 남편한테 미룰 수가 없었다.한 ..

꽃보다 예쁜 내 엄마!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이렇게 화창하고 좋은 날에 엄마도 꽃 구경을 가셨다고 사진이 왔다. 남동생이 모시고 '옥정호'라고 하는 엄마 집에서 가까운 호수가 있는데 나는 말만 들었고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동생은 2월 중에 오세아니아 주의 한 나라로 총영사 발령이 날 예정이었는데 나라의 국격이 떨어졌는지 그 나라에서 아주 오랫동안 심사만 하고 발령장을 내 주지 않았다. 옆 나라 호주로 나갔던 대사가 문제가 많아 한국으로 다시 소환이 되는 소란이 빚어지면서 그 불똥이 동생한테 튀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여하튼 조카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피말리는 시간을 견디다가 드디어 다음 주 토요일에 출국을 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동생도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5,6키로가 빠졌다. 나도 동생이 스트레스 받..

야외미사

2024년 4월 14일 일요일 우리 성당은 해마다 부활절을 지내고 난 다음에 야외 미사를 한다. 확 트인 공원에서 미사를 마치고 구역끼리 준비해 온 음식을 먹고 난 이후에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난 아주 오래 전에 딱 한 번 야외 미사에 참석했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아마도 내가 구역장이 아니었으면 이번 야외 미사도 참석을 안 했을텐데 이렇게 참석하게 만들어 주셨다. 오늘도 우리 구역은 하나된 마음으로 게임에서 1등도 하고 경품 추첨에서 우리 구역원이 1등도 당첨 되고 아주 즐거운 미사가 되었다. *오늘도 하나 된 우리 구역. 핫 핑크 티셔츠가 참 빛났습니다. *신부님도 함께 해 주셨고요.신문에도 나왔습니다

집 축성식과 딸 부부 1년 결혼기념일 축하

2024년 4월 13일 토요일 이 집에 이사 온 지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신부님께 축성식을 받지 못했다. 남편이 아주 자주 출장을 다니느라 바쁜데 신부님 또한 바쁘신 분이어서 시일을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렇게 세월이 지나버렸다. 지난 언제 우리 집에서 구역 모임을 했는데 신부님은 축성도 안 받은 집에서 구역 모임을 한다고 불법이라고 농담을 하시니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딸 부부가 결혼 1주년이 이틀 후로 다가오게 되니 남편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과 축성식을 겸해서 같이 하자고 해 정말 어렵게 모임을 가졌다. 마침 딸아이 부부도 휴스턴에 올 수 있다고 해 구역원들과 성당 분들 40명 가까이 모여서 우리 집에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축성식을 하게 되어 마음이 너무 가볍다. 이렇게..

오랜만에 수험생 엄마가 되어.

2024년 4월 7일 일요일 큰 아이는 내일 '스페셜 닥터'가 되기 위한 시험을 보는 날이다. 수의대를 졸업하고도 무려 5년 동안 인턴 과정과 레지던트 과정을 가고 있고 내일 시험에 통과하면 그간의 노력을 보상 받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 그 시험 어려워? 몇 프로나 합격하니?" 하고 물었더니 "플로리다는 거의 95프로가 넘게 합격 되요" 한다. "그러면 너도 걱정 없이 합격 되겠네 "했더니 "엄마 나는 미네소타에서 왔잖아 "한다. 작년 미네소타 대학에서의 일년은 정말 최악이었다. 몇 백대 일의 살벌한 경쟁율을 뚫고 미네소타 대학에 레지던트로 들어갔지만 지도교수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안 받고, 거기에 신경을 쓰느라 레지던트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았던 것이다. 어렵게 들어갔던 동기 레지던트 3명도 앞날을 ..

휴스턴 봄철의 별미

2024년 4월 6일 토요일 휴스턴이나 루이지에나 쪽에서 봄이면 꼭 먹어야 하는 별미가 있다. crawfish라는 것인데 민물 가재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이 크로피시를 몇 번은 먹고 지나가야 한다. 딸 아이가 성장할 어느 시기엔 밥을 너무 안 먹어서 고민인 적이 있었다. 5학년, 6학년 쯤이었는데 밥을 너무 안 먹어 그 아이에게 밥숟가락에 밥을 떠 먹여야 간신히 몇 입을 먹었다. 그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크로 피시였는데 자다가도 크로피시를 먹자고 하면 눈을 번쩍 떠서 졸아가면서 먹던 음식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 휴스턴을 떠나 있어도 봄이면 크로피시를 너무 그리워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시간 내서 크로피시 먹으러 오라고 하지만 생업에 바쁜 아이들이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우리 부부 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