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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습지 갈대밭에서

2023년 11월 25일 토요일 오늘은 동생이랑 엄마와 함께 1박 2일로 가까운 순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다른 동생들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 했고 사울에서 내려온 동생과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온화했던 날씨가 어제밤부터 추워지기 시작해서 걱정이 많았다. 장성의 황룡강 생태공원에 잠시 들렀는데 칼바람이 불어와 구경을 못하고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순천으로 향했다. 국가정원을 목표로 도착했는데 정보가 없었던 탓에 재정비를 위해 잠시 폐쇄되었던 것을 몰랐다. 너무 아쉬어 호수쪽을 걷다가 순천만에 갔다. 드넚은 갈대밭에 갈대꽃이 휘날리는 것이 정말 장관이었다. 시댁이 순천이었는데 10년 동안 한국에서 며느리로 살면서도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었다. 순천이 이렇게 좋은 도시인 지 몰랐다. *황..

한국에서 2023.11.26

지금 휴스턴 우리 집에서는

2023년 11월 23일 목요일 나는 매년 11월 추수감사절 즈음에 한국에 오는 것이 거의 정례화되어 있어 아이들도 내가 한국에 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이지만 내가 없으니 딸에게는 시집에 가라고 했고 ,아들에게는 여친 집에 가라고 했다. 그런데 두 아이가 엄마가 없어도 자기들 짝꿍하고 같이 와서 쉬었다가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딸 부부는 7시간을 운전해 개 한마리를 데리고 왔고, 아들은 12시간 넘게 운전해 개 한마리를 데리고 왔다. 남편이 집에 있으니 남편과 아이들이 나 없는 추수감사절을 나름대로 잘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나 없는 명절을 집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맞나? 내년엔 내가 한국에 오는 시기를 조정해야 하나 좀 고민이다. 내가 이 시기를 선..

카테고리 없음 2023.11.24

노후의 내 어머니의 삶

노후의 엄마의 삶은 참 행복한 편에 속한다. 술 , 친구, 노래 좋아하는 농사 짓는 남편을 만나 젊은 시절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 친정 아버지는 농사 욕심이 많으셨고 머리도 좋으셔 남들 안 하는 농작물을 지으셨고 때와 운이 따라주지 않았는지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셔서 빚을 많이 지셨다. 빚도 많은데 또 밭을 많이 사들여 엄마의 젊은 시절은 빚쟁이에게 시달리는 삶이었다.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도 열성적이어서 큰 딸인 내게 꼭 대힉은 들어가야 한다면서 내 성적에도 관심이 많으셨다. 중학교 때 내가 받았던 성적과 달리 낮은 성적표가 나오자 바빠서 학교는 직접 못 오시고 편지를 정성껏 써서 담임선생님께 드려 성적표를 다시 수정 받기도 했다. 시골에서 농사 짓는 아버지치고 아는 게 많아 친구들이 부러워 했는데 그..

카테고리 없음 2023.11.23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한참 오래 전부터 11월에 한국을 방문하는 일이 끝나야 나의 한 해도 마무리가 되었다 코로나가 창궐해 하늘 길이 막혔던 2020년을 빼고는 매년 친정 엄마를 뵙기 위해 한국에 왔다 치매 초기 단계인 엄마께서 살아계실 때까지는 얼굴을 보여드리는 게 최고의 효도인 것 같아서이다 치매초기이긴 하지만 이상한 행동은 전혀 없으시고 1 년에 한 번 , 두번 정도 현관문 비번을 잊는것이나 약 드시는 것을 잊는다거나 최근 기억을 전혀 못 하시니 난 치매라기 보다 중증의 건망증이라 믿고 싶다 다니는 병원의 의사 선생님이 치매 초기라니 또 그런가보다 하고 나도 엄마 증상을 나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어한다 한국에 왔지만 특별한 일은 없다 그냥 엄마 곁에서 삼시 세 끼 따뜻한 밥 해드리고 다..

한국에서 2023.11.22

남편의 4번째 홀인원 기념패

2023년 11월 19일 일요일 지난 8월에 남편은 홀인원을 했다. 골프도 그리 잘 치지 못하는 사람인데 홀인원은 이번이 4번째다. 골프장에 홀인원을 했다고 알렸더니 골프장에서 홀인원 컵을 해 준다고 했는데 오늘 전달을 받았다. 우리가 가입한 사설 골프장인데 홀인원을 하고 나서는 남편이 아주 유명해져 내가 골프를 치러가도 직원들이 HH 와이프냐고 아는 체를 한다. ㅋㅋ *15번 홀,145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쳤다고 나와 있네요. 위에 공은 남편 회사 로고가 있는 공인데 저 공으로 치지는 않았지만 공 하나 올려 놓아야 하는 공간이 있어 저것을 올렸습니다.

친구를 방문한 친구 엄마와 함께

2023년 11월 18일 토요일 친한 친구들 중에 가족이 한국에서 방문하러 오면 그 가족을 모시고 식사를 같이 한다. 오늘은 우리 부부와 절친인 친구 친정엄마께서 한국에서 오셨는데 근사한 스테이크 집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친구가 미국 생활 30년이 넘었는데 친정엄마께서 처음으로 친구 집에 오셨다. 내가 준 재벌이라고 이름 붙여준 친구인데 잘 사는 딸의 모습을 보셔서 기분이 아주 좋으실 것 같다. *휴스턴에서 이름 있는 스테이크 집인데 온갖 칼 종류가 장식으로 붙어 있습니다. *해산물 접시가 어마어마합니다. *각자 메인 요리를 시키고 포도주도 한 병 시켰습니다. 이 친구부부와는 골프 여행도 자주 다닙니다. 올해는 서로 너무 바빠 골프 여행을 한 번도 못 갔네요. *여기는 다른 곳입니다. 이곳은 4 부부와..

간신히 화해를 하긴 했는데...

2023년 11월 16일 목요일 지난 주 목요일에 메니저 티나와 부엌 아줌마 엘리샤가 한 바탕 난리를 쳤다. 난 그날 약속이 있어 가게를 쉬는 날이었다. 그 날 가게는 드라이브 쓰루와 안으로 밀려드는 손님이 많아 정신 없이 주문이 쏟아지는 와중에 단체 주문 큰 것이 하나 들어왔다. 그런 큰 주문은 전날 주문을 하던가 ,아침 일찍이라도 해 주면 준비가 수월한데 한참 바쁜 12시 30분에 주문을 해서 2시 30분에 찾으러 온다는 것이었다. 우리 가게 웹사이트 시스템은 단체 주문에 '수락' 버튼만 있고 '거절' 버튼이 없다. 그런 상황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난 당연히 거절 버튼을 눌렀을텐데 그러지 못하니 가게에 가지 못하는 내 속은 타들어갔다. 주문이 아주 복잡한 것이어서 또티아 트레이도 있고, 샐러드 트레이도..

기분 좋은 카드 한 장

2023년 11월 15일 수요일 어제 우편함에 보니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열어 보니 옆집에 사는 Rich 의 카드였다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려고 차 시동을 거는데 이 차가 시동이 걸리지를 않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어제까지 멀쩡하던 차가 왜 시동이 안 걸려?"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시동을 여러 번 걸었는데 왜 그런지 작동이 안 되었다. 그래서 '앞에 있는 차를 가지고 가야지 어쩔 수 없네' 하는데 내 힘으로는 그 앞차를 도저히 뺄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어쩌지 하면서 옆 집 리치 집 앞에서 서성거렸다. 리치가 집에 있는 지 어쩐 지 알수도 없어 초인종을 누를까 하다 또 너무 미안하게 하는 것 같아 그냥 돌아왔다. 그런데 리치 집 앞에 뭔가를 감지하는 시스템이 있었는..

딸 아이 부부와 2 박 3일

2023년 11월 10일 금요일-11월12일 일요일 딸이 결혼을 하고 6월 초에 lubbock으로 이사를 간 이후 한 번도 딸을 본 적이 없어 슬슬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한 번 다니러 오라고 했는데 엄마 아빠가 자기네를 보러 와 주면 더 좋겠다고 해서 짧은 일정으로 다녀왔다. 차로 가면 7시간은 가야 하는데 비행기로 가니 1시간 반이었다. 금요일에 일을 끝내고 밤 비행기로 도착하니 10시가 넘었다. 짧은 인사 후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토요일 아침에 남편이 해 준 떡만두 국으로 아침을 먹고 아이들과 'farmer's market'을 둘러 보았다.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것인데 말그대로의 농부들의 마켓이 아니라 한국으로 치자면 5일장 같은 거라고 하면 더 맞을 것 같다. 각자 부스 하나씩 차지하고 자기네가 ..

구역자매님들과 브런치

2023년 11월 9일 목요일 우리 성당에서는 1년에 한 번 바자회를 한다 각 구역별로 음식을 만들어 팔고 사물놀이와 노래자랑등 여러가지 이벤트를 하는 날이다. 오래전부터 공지되어 온 날인데 나는 이날 샌프란 시스코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날이라 부득이 아무 것도 도와 줄 수가 없었다. 내가 이 구역에서 산 지 20년이 넘는 지라 책임감 뭐 이런 게 느껴지는데 참석을 못 하는 게 구역원들에게 무척 미안해서 바자회 끝나고 자매님들께 브런치 한 번 대접하겠다고 했다. 모두들 좋아하셔서 오늘 구역 자매들과 아침에 만나 따뜻한 커피와 함께 브런치를 같이 하고 왔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우리 구역은 소떡소떡과 오떡오떡을 했어요. 구역원이 많지 않은데 저 음식들이 번잡하..

지인 딸의 결혼식 , 샌프란시스코에서

2023년 11월 4일 토요일 오늘은 남편 지인 딸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오래전 남편이 휴스턴에서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그 분도 뉴저지에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시절 많은 주재원들이 그랬듯 임기가 끝나고 이 분도 중고생이었던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가지 못하고 부인과 아이들만 뉴저지에 남기고 혼자 귀임하셨다 그리고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그 부인도 한국에 가시고 지금은 미국에 두 아이만 산다. 부모들과 자녀들이 이산가족인 셈이다. 혼주들이 한국에 사니 결혼식에 참석할 친지들이 없는데 우리 부부가 와 주면 좋겠다고 해 2박 3일 샌프란에 오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딸은 의대를 입학하고 졸업하고 그 사이에 의사가 되었고, 지금은 샌프란시스코 어느 의과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 어렵..

센프란시스코 알카트로스 섬에서

2023년 11월 3일 금요일 지인 딸의 결혼식이 있어서 어제 밤에 휴스턴에서 출발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오늘 아침에는 한국에서 오신 혼주분들과 만나 아침을 먹고 그 분들은 내일 결혼식을 준비해야 해서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여러 번 와 본 곳이었지만 눈으로만 보고 가 보지 못 했던 알카트로스 섬에 가 보기로 했다. 미국 내 가장 흉악범들만 모아 놓은 지옥의 섬의 교도소이다. 1960년 대부터 감옥의 유지비가 너무 많아 폐쇄하고 지금은 관광지로 탈바꿈 한 곳이다. 배를 타고 15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한국어 오디오 투어가 있어 헤드셋을 받아들고 메인 감옥을 돌았는데 감옥내 청소를 하나도 하지 않아 먼지가 너무나 두껍게 끼어 있었고 , 그 음산한 기운이 지금도 느..

카테고리 없음 2023.11.04

은근히 기분 나빠!

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꽤 오래전부터 일요일에 혼자 오는 백인 남자가 있다. 65세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인데 단골이지만 나는 이 사람이 오면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라지 샌드위치 하나, 스몰 드링크 하나 , 쿠키 하나를 시키는데 합계가 $20.16센트이다. 첫날 오던 날부터 인상이 깊게 남았던 게 자기가 16센트가 없으니 20불만 받으라고 20불 짜리를 내 던지듯 주고 나의 의향도 안 묻고 테이블로 돌아가 버린다. 16센트라는 돈이 큰 돈도 아니어서 기분 좋게 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매번 일요일마다 와서 당연한 일인듯 20불을 내 던지고 가 버리니 난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내가 주문을 받아도, 다른 캐쉬어가 주문을 받아도 언제나 한결같이 그러길 계속했다. 그가 ..

우리 뒷집은 사람이 사나?

2023년 10월 26일 목요일 오늘은 쉬는 날이다 요즘 직원들이 속을 안 썪여 쉬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몇 주 전에 여자 고등학생 하나가 그만 두었다 그 아이가 그만둔다고 했을때 쾌재를 부르며 속으로 고맙다고 했다. 나이도 어린 것이 굉장히 당돌하고 내가 뭐를 지시를 할 때마다 토를 달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우기기 일쑤였다. 거기에 물건을 자꾸 훔쳐가고 내 눈을 피해 자꾸 가게 음식을 먹어 대었다. 어느 날 부터 병에 든 음료수가 카운터 탑 아래서 반쯤 든 상태로 굴러 다니기를 몇 번 했다. '어? 이거 뭐지? 왜 이게 반쯤 남아서 여기서 굴러다녀? 이상하다 ' 했는데 몇 번 더 눈에 띄어 카메라를 돌려보니 그 아이가 몰래 냉장고를 열어 반쯤 마시다 두고 간 것이다. 카메라를 본 김에 그 ..

모처럼 아침 산책

2023년 10월 24일 화요일 한국에 갈 날을 정해 놓고 보니 가장 시급한 일이 독감 주사와 코로나 백신을 맞는 것이었다. 양가에 노모가 계시니 한국에 갈 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사를 맞는 일인데 항상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는 하루 동안 무지하게 몸살에 시달린다. 그래서 쉬는 날 전날 하는데 어제 백신을 맞고 오늘 하루 종일 앓아 누울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생각보다 몸 상태가 좋았다. 구름도 적당히 끼고 바람도 산들거려 오랜만에 산책을 좀 하려고 밖으로 나섰다. 이 동네 이사 오고 나서는 산책길이 마땅치 않아 한 번 밖에 안 가 보았는데, 다니는 차가 없어 산책길이 번잡하지 않아 앞으로 자주 다녀도 될 것 같다. 산책을 하다 보니 할로윈 장식이 된 집들도 많고 그 간 새로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