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와!, 드디어 올라왔다!

김 정아 2024. 5. 9. 06:38

2024년 5월 8일 수요일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항상 탑 10안에 들었던 우리 가게가 주방 아줌마 하나 잘 못 써서 거의 곤두박질 칠 정도까지 순위가 내려가고 나서 그 아줌마를 집에 보냈다.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그 바보같은 꼬락서니를 보며 어쩔 수 없이 버티타가 청년 하나를 고용하면서 바로 내 보냈다.

 

그 청년이 쿠바에서 왔는데 영어를 아주 완벽하게 해서 어디서 그렇게 영어를 배웠냐고 물어보니 메디컬 공부를 하려고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 왔다고 했다.

난 의대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고용을 안 했을 것이다.

그런 고급 인력이 fast food에서 일한다는 게 시급에서 만족스러울 수도 없고, 나 또한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렇게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필요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청년은 거의 두 달 정도 일하다 가게를 나갔고 새로 부엌 아줌마 한 명을 다시 구했다.

그 청년이 나가고 난 후 다른 부엌 아줌마 엘리샤는 자기가 너무 힘들다고 전에 나갔던 머리 나쁜  마르타를 다시 데려오자고 몇 번이고 간청을 했다.

난 하마터면 그 간청에 넘어갈 뻔 하다가 그 누가 와도 마르타보다 낫을 것이니 사람 한 명 다시 올때까지 좀 기다려보자고 했다.

엘리샤는 자기가 힘드니 사방팔방으로 알아보더니 일주일 전에 젊은 아줌마 한 명을 데려왔다.

 

20대 초반이어서 그런지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고 영어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될 만큼, 답답하지 않을 만큼 했다.

이 젊은 아줌마가 오랫동안 해 주면 참 좋겠다.

 

그래서 요즘 별 걱정없이 지내고 있는데 메일 하나를 받았다.

분기별로 고객만족도 조사 내용이었는데 메일을 열어 보기가 너무 겁나 미루고 미루다 열었더니 왠걸 고객만족도 100%를 달성했네 !

지난 분기 대비 30.2가 올라 드디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니 너무 기뻐 마음이 진정되질 않는다.

 

정말 부엌 아줌마 한 명이 망쳐 놓은 만족도가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간은 내가 이런 이 메일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오늘 너무 기쁘다. ㅋㅋㅋ

 

 

앓던 이가 빠지다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