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쓰던 피아노 성당에 기증

김 정아 2025. 1. 6. 06:06

2025년 1월 5일 일요일

미국에 오면서 한국에서 피아노를 사 가지고 왔다.
워낙 악기 값이 비싸니 남편이 사가지고 오는 게 좋겠다고 했고,그 시절엔 아이들이 피아노 학원을 거의 필수 코스처럼 다녔기에 남편의  의견에 나도 동의 했다.

여기 와서 피아노 레슨을 받는데 큰 아이는 별로 싫어하지 않았는데 ,작은 아이는 레슨을 받는 날만 되면 울면서 집안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그 애에게 피아노는 전혀 취미에 맞는 활동이 아니어서 어찌 어찌 1년 정도 하다 그만 두었다.

큰 아이는 밴드 활동으로  클라리넷 레슨을 시작하면서 피아노는 그만 두게 되었다.

그래서 비싸게 사온 피아노는 1년 정도 그 역할을 하다 그냥 집 한켠을 차지하는 처지가 되었다.

20년 가까이 한 곳에 붙박이처럼 있다가 우리가 이사 올 때 같이 와서 2년을 또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이제 처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성당 지휘자와 반주자에게 내 피아노를 좀 팔아달라고 했더니  지휘자가 대뜸 “ 언니 그 피아노 우리 성당에 도네이션하면 안 되요?
우리 피아노 한 대 더 필요해요” 하는 것이다.
“ 아, 그래? 그럼 갖고 가.배달이나 피아노 조율은 성당에서 하는 걸로 하면 도네이션할게” 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성당에 기부하려고 하는데 혹시나 너희가 필요하면 말해 달라고 했더니 아이들도 성당에 기증하는 게 좋다고 했다.

오늘 미사가 끝나고 사목회 몇 분이 와서 힘들게 가져갔다

그래도 우리 미국 역사와 같이 시작한 피아노를 보낸 것이 좀 서운하기는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으니 서운한 마음은 접어야겠다.

* 이렇게 안방을 차지하고 있어요.

*피아노를 보내고 나니 넓은 안방이 더 넓어 보입니다.

* 장소를 바꾸어 성당 교육관에 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