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325

우리 집 식물들의 여름나기

2023년 7월 25일 화요일 살아있는 식물들에 1%의 관심도 없었던 나인데 갑자기 어느날 부터 내 관심이 식물들에 쏠리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에 두 그루 사왔던 떡갈 고무나무가 겨울을 지나고 봄이 되고 여름이 되니 새 잎을 하루가 다르게 내 주는데 너무 신기하고 고맙기까지 했다. 두 그루의 옆에서 잔가지가 나와 그것을 잘라 물꽃이를 해서 우리 집의 화분을 다섯 개로 늘렸고, 친구들에게 6주를 나누어 주었다. 물꽂이를 해서 뿌리가 튼실한 것을 주니 친구들도 화분을 정성스레 키워 그들의 화분에서 새 잎이 몇 개 나왔다고 보여 주었다. 전에 하나도 없던 화분이 지금 우리 집에는 몇 종류가 된다. 여름을 잘 나고 있는 화분들이 너무 기분을 좋게 해 준다. 아침마다 들여다보고 문안 인사를 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구역미사

2023년 7월 21일 금요일 1년에 한 번 신부님을 모시고 구역의 가정 미사를 봉헌 하는 날이다. 휴가를 다녀온 후 부엌 아줌마가 3주 일을 하더니 전에 일했던 도너스 가게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새벽 3시에 출근을 해 시간이 너무 안좋다고 나온 가게였는데, 내가 주는 금액보다 거기는 더 많이 준다며 도너스 가게 일이 무척 힘이 들긴하지만 돈이 필요하니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또 부엌에서 일을 하게 되어 무척 피곤해 구역미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의 베프가 알라바마에서 일이 있어 휴스턴에 온다고 했다. 구역 미사가 있는데 같이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오케이를 해 구역미사에 참석하고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휴스턴 날씨는 여전히 100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느긋한 하루 , 그리고 기타 등등

2023년 7월 5일 수요일 어제는 독립기념일이었다. 가장 한가한 날 중 하나이기도 해 가게는 점심 장사만 하기로 했는데, 직원들이 다들 바베큐 파티를 하고 불꽃놀이 준비를 하는지 하루 쉬겠다고 하니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두 명 밖에 되지를 않았다. 문을 닫을까 하다 손님들과의 무언의 약속도 있는데 닫으면 안 될 것 같아 직원 두 명과 내가 반나절 장사를 하고 돌아왔다. 보통 5명이 하다 세 명이 하니 바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게 바쁜 날도 아니었다. 멕시코에 부모를 보러 갔던 직원이 복귀하고, 10일간 크루즈 여행을 갔던 고등학생이 복귀하고, 새로 들어온 아줌마가 그런대로 일을 하고 있어 오늘은 내가 필요가 없어 하루 쉬기로 했다. 내일부터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도 내가 가게를 갈 날은 많지 않..

칵테일 한 잔과 즐긴 나의 점심

2023년 7월 3일 월요일 가게에서 점심 장사가 끝나면 부랴부랴 집에 오기 바쁘다. 아침에 9시 30분 넘어서 집에서 출발하면 가게까지 40분 정도 걸리는데, 오후엔 3시 정도부터 교통체증이 시작해 7시가 지나야 간신히 길이 좀 풀린다. 그래서 가능하면 3시 이전에 가게에서 출발하고 은행 업무라든지 기타 해야 할 일을 집이 있는 동네 와서 하게 된다. 그런데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쓰는 지 오후에도 차가 하나도 안 밀렸다. 오늘은 굳이 서두를 일이 아니어서 가게가 있는 동네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다. 남편이 출장을 간지 10일이 넘어가니 집에서 심심하기도 하고 ,냉장고에 딱히 먹을 것도 없는 것 같아 오늘은 좀 근사하게 먹어보자 해서 혼자 멕시코 식당에서 색깔 좋은 칵테일까지 한 잔..

이런 저런 날들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약 10개월 정도 가게 일이 잘 되어 가고 있고, 들고 나는 사람이 없어 아주 편하게 지내고 있어서 근간에는 일주일에 5일을 쉬는 주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평화는 또 오래가지 않아 두 부엌 아줌마가 싸우고 한 명이 나가버렸다. 남은 한명은 우리 가게 베이커와 부부인 엘리샤인데 텃세를 무지하게 해서 새로 들어온 아줌마가 일을 잘하고 더 이상 엘리샤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면 못 된 성격을 발휘해 갈등을 일으키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나가게 된다. 엘리샤사 내 쫒은 사람이 무려 4명이다. 부부가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아무 문제가 없을 때는 좋지만 문제가 생기면 두 명이 나가버리는 단점이 있다. cook 하는 사람을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도 힘든데 베이커는 정말 대책이 안 설만큼..

학부모 노릇이 다 끝났다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우리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시절에, 대학을 가게 되면 대학 학비와 생활비는 우리가 다 대주겠지만 그 외에 대학원을 가게 되면 그 비용은 당연히 너희들이 다 부담하는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대부분의 미국 아이들은 대학 학비부터는 혼자 융자를 받아 해결을 하는데 우리가 학비를 대 준다니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들였다. 큰 아이에게 그렇게 대학 학비와 생활비를 대주었다. 졸업을 하고 큰 아이는 수의대를 가서 한 학기 융자를 받고 생활을 하는데 켈리포니아 물가를 감당 할 수가 없었는지 엄마가 생활비 일부만 좀 지원해 줄 수 없느냐고 했다. 그 즈음에는 가게를 내면서 얻었던 나의 은행 융자도 다 갚았고 매출은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아이의 요구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한달..

친구 딸의 결혼식, 미네소타에서 3박 4일

2023년 6월 7일 수요일-6월 10일 토요일 휴스턴에 와서 첫 해에 친구가 되어 22년의 역사를 함께 한 베스트 프랜드의 딸이 미네소타에서 결혼을 한다. 어릴 적엔 그 딸 레이첼과 나연이가 단짝이 되어 죽고 못 살던 사이였다. 학교가 다르고 학년이 다르다 보니 학년이 높아질 수록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두 집안은 서로 절친이다. 미네소타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 했더라도 우리는 결혼식에 참석했을텐데 다행히 원석이 사는 미니애폴리스라니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었다. 가는 길엔 비행기가 5시간이나 지연이 되어 공항에서 허비를 했다. 왜 연착되는 지 설명도 안 해 주었지만 누구 하나 큰 소리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새벽 두 시에 도착해 씻고 나니 새벽 3 시가 넘어 있었다. 다..

오랫만에 스파에 오다.

2023년 5월 27일 토요일 미국은 3일간의 메모리얼 연휴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많이 제한 되었는데 공식적으로 미국은 코로나를 계절병으로 취급해 이제 코로나 백신도 돈을 내고 맞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연휴 기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무척 많을 거라고 했다. 알라바마로 이사를 간 나의 절친이 이 기간에 휴스턴에 온다고 해서 친구들이 모여 강남 스파에 갔다. 휴스턴에 처음으로 한국식 찜질방이 코로나 전에 생겼는데 오랫동안 못 가다 오늘 다녀왔다. 한국인 보다는 다른 인종들이 많았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오랫만에 땀을 빼고 돌아왔다. *포토 존이 생겼는데 안 찍고 넘어 가면 서운하지요 ㅋㅋ *절친 3인방입니다. 알라바마로 이사 간 친구 때문에 한동안 우울했다지요. 바늘 가는데 실가는 격으로 ..

오늘도 혼자 놀았다

2023년 5월 25일 목요일 아주 일을 잘 하는 풀타임 직원 하나가 부모를 보러 멕시코에 간다고 2주간 휴가를 냈다. 오늘은 4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각자 사정으로 오래 전부터 일을 못 나온다고 해서 이리저리 스케쥴을 짜보니 내가 저녁 근무를 해야 했다. 3시부터 8시까지 근무를 하면 된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나올까 하다 집에 있으면 티비나 틀어놓고 있을 것 같아 일찍 골프를 치고 가게에 나오면 될 것 같아 아침 9시 10분에 티 타임을 잡았다. 같이 골프를 치는 친구는 사정이 있어 못 나온다고 해 혼자 티 타임을 잡고 골프 코스를 돌았다. 그다지 밀리지는 않았는데 내 앞팀은 4명의 아저씨들이었다. 뒤에서 보니 네 명 다 골프를 아주 잘 치는 사람들이었는데 혼자 치는 나의 속도와 그들의 속도는 비교가..

숨어 있던 재능을 발견하다

2023년 5월 23일 화요일 이사를 오면서 집안에 나무 몇 그루를 키워야 할 것 같아 작년 겨울에 떡갈 고무나무를 두개를 사왔다. 겨울 내 크지 않는 것 같았는데 계절의 변화를 귀신 같이 알아내고 곁가지가 나오고 새 잎을 쑥쑥 올려 주었다. 키를 좀 키워야 할 것 같아 곁가지를 잘라 물꽂이를 했더니 물 속에서도 뿌리를 튼실하게 내려 주어 개체를 세 개나 늘릴 수 있었다. 뿌린 내린 나무들을 임시 화분에 심어 놓았는데 그 화분에서도 적응을 해서 새 잎을 여러 장을 내 놓았다. 오늘 그 화분들이 작은 것 같아 더 넓은 화분으로 옮겨 주었다.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이제 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에는 꽃을 봐도 그냥 이쁘다 이랬는데 요즘은 가까이 가서 보게 된다. 전 같으면 귀찮아서 못 할 일들을 요즘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