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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노릇이 다 끝났다

김 정아 2023. 6. 25. 00:51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우리는 아이들이 고등학교 시절에, 대학을 가게 되면 대학 학비와 생활비는 우리가 다 대주겠지만 그 외에 대학원을 가게 되면 그 비용은 당연히 너희들이 다 부담하는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대부분의 미국 아이들은 대학 학비부터는 혼자 융자를 받아 해결을 하는데 우리가 학비를 대 준다니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들였다.
 
큰 아이에게 그렇게 대학 학비와 생활비를 대주었다.

졸업을 하고 큰 아이는 수의대를 가서 한 학기 융자를 받고 생활을 하는데 켈리포니아 물가를 감당 할 수가 없었는지 엄마가 생활비 일부만 좀 지원해 줄 수 없느냐고 했다.
 
그 즈음에는 가게를 내면서 얻었던 나의 은행 융자도 다 갚았고 매출은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아이의 요구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한달에 2500불씩 지원을 해 주게 되었다.
큰 아이가 수의대를 졸업하고 나니 이제 작은 아이는 의대를 가겠다면서 오빠한테 해 준 것처럼 자기한테도 생활비 지원을 해 달라고 당당히 요구를 해 왔다.
 
아뿔싸! 당당한 요구가 아니라 정중한 부탁을 하도록 만들었어야 하는데 내 잘못이었다.
 
그렇게 해서 작은 아이는 의대를 다니다 4월에 결혼을 하고 5월에 의대를 졸업했다.
그래서 생활비 지원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아파트 렌트 계약이 6월에 끝난다고 마지막 렌트비만 좀 내 줄 수 없느냐고 했다.
그래서 지난 주에 마지막 렌트비를 송금해 주고 나의 학부형 노릇이, 나이 60을 코 앞에 두고 다 끝났다.
 
10년이 넘는 동안 두 아이 뒷바라지 한 나 자신이 기특하다
 
'원석 , 나연 엄마 그동안 고생했다' 하면서 내 등을 토닥토닥 해 본다.
 
*나연이 의대 졸업식 전날 이렇게 새로 가족이 된 앤드류와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위가 산 밥을 얻어 먹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