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앗! 나의 실수- Houston National Golf Course에서

김 정아 2007. 3. 2. 00:01
 

2007년 2월 28일 수요일

골프 레슨을 받고 생전 처음으로 골프장에 나가는 친구랑 오늘 ‘휴스턴 내셔널’에 갔다.

처음 가 본 곳이라 지도를 뽑아 그 친구는 열심히 지도를 보고 난 운전을 해서 잘 가다가 끝 부분에 완전히 헤매었다.

길 이름 서너개가 생략이 되면서 엉뚱한 이름이 나오는 것이다.

되돌아가서 천천히 다시 오는데도 원하는 길이 안 나온다.

어쨌든 한 번 가 보자고 운전을 해서 길 막히는 곳에서 좌회전을 해서 한참 가다 보니 골프 클럽 표지판이 떡하니 보인다.

도대체 이 지도가 왜 그래? 불평을 했지만 많이 헤매진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하늘은 구름이 끼고 바람은 서늘하게 불어 골프 치기엔 딱 좋은 날이다.

처음 온 사람이니 1홀부터 티 박스에 들어가 이것저것 기본 에티켓도 가르쳐 주며 시작했는데 이 친구의 드라이버나 우드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어떤 땐 내가 두 번을 쳐야 그 친구 드라이버 거리에 따라갈 정도였고, 긴 개울을 건너는 곳에서도 난 두 번이나 물에 빠트렸는데 한 번에 딱 넘어서 그린 근처까지 가기도 했다.

 

이 골프장의 특이한 점은 주위에 나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고목들은 고사하고 작은 나무도 찾아지지가 않을 정도이다.

구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페어웨이의 굴곡이 심했다.

그래서 간발의 차이로 공이 오르막길 끝에 걸리면 구릉을 따라 내려가 긴 거리가 난다.

참 특이한 골프장이라 생각하며 둘이서 신났는데 우리는 대단한 실수를 저질러 버리고 말았다.


어느 홀에선가 내가 친구에게 카트를 운전하고 오라 부탁하고 피칭 한 번을 하고 돌아보니 카트가 그린 아주 가까이 까지 와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린까지 오면 안 되는 것이 골프 예절인데 내가 그것을 가르쳐 주지 못했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는 카트를 끌고 그린 바로 아래까지 온 것이다.

누가 본 사람 없나 당황하며 카트를 빼려고 하니 이것이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 것이다.

시동을 다시 걸어보고, 힘껏 밟아 전진을 해 보아도, 후진을 해 보아도 움직이지를 않아 두 사람이 카트를 밀어보았는데도 꼼짝을 한 한다.

아니, 왜 하필 고장 난 차를 준거야? 하면서 난감해 했다.

뒤에서 치던 사람들은 바로 따라 붙는데 어쩔 수 없이 뒷사람들한테 가서 도움을 청하니 클럽 하우스에 전화를 해 주었다.

관리인이 와 설명을 하는데 카트는 그린 15야드 이내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움직이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카트를 그렇게 가까이 운전한 적도 없었지만, 모든 카트가 그러는지 궁금해졌다.

딱 'ugly korean'소리 듣기 좋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창피해서 다음번에 이 골프장은 다시 못 갈 것 같다.


여하튼 그런 일만 빼면 나도 오늘 즐겁게 운동을 잘 하고 왔다.

 

*같이 간 친구는 사진을 안 찍는다 해서 저만 열심히 찍혔습니다. 이 사진은 아마 공이 물에 빠져서 당황한 모습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