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바람 부는 날에-다시 Tour 18에서

김 정아 2007. 2. 19. 13:08
 

2007년 2월 17일 토요일

지난번에 투어 18에 가서 전반 9홀만 돌고 시간이 안 맞아 그냥 나온 적이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반만 치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워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기회가 아주 빨리 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평일 시간이야 누구에게 눈치 볼 것도 없이 내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지만, 토요일에 남편과 자식들을 놓고 주부가 골프를 치겠다고 집을 비운다는 게 쉽지 않아 망설였는데 기회가 자주 오지 않을 것 같아 과감히 승낙을 했다.

다행히 남편도 새벽 일찍 골프를 간다고 집을 나가서 덜 미안하게 되었고, 아이들 학원도 한 시간 일찍 당겨 놓았고, 엄마가 없는 자유 시간을 자기들도 갖고 싶다고 해 아무런 부담 없이 나갈 수 있었다.

내가 나가자마자 아빠가 돌아왔으니 자유시간이랄 것도 없었을 것이다.


세 명이서 편하게 치고 싶었는데 주말의 골프장은 많은 사람들도 북적거려 4명씩 꽉 채워 필드에 보냈기 때문에 우리도 낯모르는 한 미국 아저씨와 엮이게 되었다.

성격 좋은 화영이가 미국 할아버지와 카트를 같이 타게 되었고,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과 한 팀이 되니 마음이 영 편하지가 않았다.

소풍을 온 듯, 편하고 즐겁게 간간히 수다도 좀 떨면서 쳐야 하는 골프를 잔뜩 긴장을 해서 치니 그리 신나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난번에 왔을 때 그렇게 환상적이던 골프 코스도 마음의 긴장으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거기에 바람은 어찌나 강하게 불던지 춥기도 했다.

18홀에 갈 때쯤 되니 어둠도 내려 앉아 공이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드디어 18홀을 무사히 끝냈다.

 

다음부턴 주말엔 오지 말아야겠다.

시간도 많은 전업 주부인 내가 편하게 칠 수 있는 평일에 나가야지 집까지 비워가며 주말에 오는 거는 오늘 한 번으로 족하다.


같이 친 친구들을 내려 주고 ‘크로우 피시 ’ 파티가 있는 집에 초대 받아 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가 넘어 있었다.

 

 

*바쁜 와중에서도 파 3에서는 사진 찍을 여유가 있었습니다. 앞 사람들이 다 나가야 칠 수 있으니까요.

 

 

 

*앞에서 치던 한국 아저씨들이고요.

 

*민물가재(크로우 피시)입니다. 매콤한 소스에 끓여서 먹는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