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랫만에 친정 식구들이 모두 모여.

김 정아 2006. 7. 26. 21:25
 

2006년 7월 9일 일요일

어제 친정에 왔다.

남편이 휴스턴에서 출장을 오는 시간에 맞추어 온 가족이 모여 가족사진을 찍기로 오래 전부터 예정이 되어 있었다.

올해가 아니면 가족이 다시 모여 사진을 찍을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

내년엔 남동생이 두 나라에 연속으로 해외 공관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5년간은 온 가족이 모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게 온 가족이 모였는데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다.

집안에 우환이 있어서 누구도 사진을 찍자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3년 전 쯤 남동생은 위암 수술을 받았다.

아주 아주 초기에 발견해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도 없이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고, 항상 건강에 대한 불안은 있었지만 그런대로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했다.

1년에 한번 정기 검진을 받고 결과를 받는 자리에서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 소리를 들었다.

위는 깨끗하지만 폐에 뭔가 이상한 세포가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일주일을 기다려 검사를 받고, 다시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온다는 말에 온 가족이 결과를 기다리며 살얼음을 걷고 있듯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에서도 명확한 판단을 못 하겠으니 조직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 검사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아 3주를 기다려야 한다는 상황에서 온 가족이 모였다.

두 남동생은 워낙 익살이 많고 재치가 있어 같이 있으면 1분이 멀다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재주가 있으나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정상인이 그런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우울하지 않을지 모르겠는데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다는 말처럼 놀란 가슴을 진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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