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어제 밤 꿈에...

김 정아 2004. 3. 8. 02:20

어제 밤에 꿈을 꾸었다.

새 학생들을 맞아 새로운 교실에서 종례하며 청소 배정해 주는 꿈을.

휴직계를 내면서, 인천공항을 떠나오면서 선생님으로 불리지 않을 것에 홀가분해 하고 그것에 행복을 느끼기까지 했다.

떠나오기 전 몇 년 간 변해가는 아이들로 인해 너무나 힘들게 교직생활을 했었다.

휴직을 하면서 다시는 학교에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어렴풋한 희망사항까지 가지고 있었다.

맘속에서 이미 교사로서의 삶이 내게 아무 의미도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고, 한국을 떠나면서 나와 학교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내 맘 속 한 곳에서 학교와 학생들이 미치도록 그리웠던 것이다.

그 동안 힘든 미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잊혀졌던 것처럼 생각이 되었을 뿐이었다.

2년의 공백기가 지나가면서 차츰 예전의 내 자리가, 내가 돌아가야 할 자리가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한 지난 14년간의 생활들이, 오늘 갑자기 너무나 진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아직 가림중에 있었더라면 올해 나도 내신을 내서 새로운 어느 학교에선가 부임인사를 했을 것이고,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설레임도 있었을 것이다.

나랑 같은 해 부임했던 많은 선생님들이 올해 새로운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교직에 있으면서 교사 아닌 생활을 그렇게 꿈꾸었건만, 난 이제 학교 밖에서 다시 내가 돌아가야 할 교실을 꿈꾸고 있다.

 

교육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세상 누구보다 聖스러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한국에서 올때 가져온 학생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딱 한 장 있습니다.

어느 학교를 가나 호흡이 찰떡 궁합 처럼 잘 맞는 반이 있었습니다.

7년전 세번째 학교에서 담임했던 아이들인데 어찌나 예쁜지 "우리 예쁜 아이들, 우리 착한 아이들"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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