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한국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요?

김 정아 2004. 3. 14. 01:49

아이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는 항상 CNN 뉴스를 틀어놓고 있다.

물론 귀에 들어올 리야 없지만 .

아이들을 등교시켜 놓고 나도 학교에 갈 준비를 하면서 TV를 켜놓고 오가는데 'SOUTH KOREA'라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이면서 바로 TV앞에 당겨 앉았다.

제목이 'SOUTH KOREA PRESIDENT IMPEACHMENT'였다.

국회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한쪽에선 울고, 한쪽에선 한 사람을 집단 폭행 하는 듯한 화면이 보여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그런 모습을 너무 자주 보아와 그리 신기할 것도 없지만 갑자기 이 방송이 미국 방송이지?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 왔다.

뭔가 또 웃기는 政爭을 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얼른 'IMPEACHMENT'라는 뜻을 찾았다.

탄핵이라는 뜻이었다.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아니, 이건 또 뭔 일이래? 탄핵이 가결 되었단 뜻인가?

나는 정치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

난 여기서 국제 방송을 통해 하루 딱 25분 한국 뉴스를 본다.

그 뉴스를 통해 한국에 있는 내 민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경기침체에 얼마나 고통을 당하면서 살아가는지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된다.

그러나 그 짧은 황금 같은 25분 안에 정치 뉴스가 나오면 난 안달을 한다.

쓰레기 같은 정치 뉴스에 한국에서도 혀를 내둘렀건만 이 귀한 시간에 그런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이 화가 난다.

그 뉴스 속에 탄핵이 어쩌고 저쩌고 들었는데 결국 가결이 되었다는 소리다.

 우리 민족은 지금껏 존경할 만한 대통령을 단 한 사람도 갖지 못했는데 이제 그것도 모자라 자리에 있는 사람까지 끌어 낸단 말인가?

그런 식으로 했다면 어떤 대통령도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하여 국민의 뜻대로라는 말도 안 되는 기만으로 다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은 단죄 받아야 할 것이며 절대로 용서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언젠가 완타니가 일본 뉴스 속에 나온 한국 소식을 듣고 와서 물었다.

너희 나라 대통령 바뀐다고 들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아니, 이렇게 부끄러운 일을 완타니가 알고 있단 말이야?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거야. 많은 한국인들이 내 나라 정치인들을 증오해. 우리는 사회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했지만 아직 정치는 낮은 수준이야. 그렇지만 대통령을 바꾸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야라고 짧은 영어로 힘들게 말했었다.

난 오늘 학교에 가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누군가 CNN에 나온 뉴스를 보고 내게 질문을 하면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가?

공부하는 내내 난 긴장을 하고 있었고, 아침 시간의 뉴스라 보고 온 사람이 없었는지 별 이야기들이 없었다.

난 지금껏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어디서든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밝히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오늘 내 아이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조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염려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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