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뱀을 목에 걸고....

김 정아 2004. 1. 27. 03:14

가깝게 지내는 이가 서커스를 보러 가라며 티켓을 주었다.

남편도 출장을 가고 없어 망설였는데 마침 선아가 가겠다고 해 성당 미사가 끝나자마자 선아 차를 타고 다운타운에 가게 되었다.

 

릴라이언트 (미국 제일의 전기회사)스타디움에서는 풋볼이 열리는지 수없이 많은 차들이 주차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서커스를 안 보겠다며 ,자꾸 풋볼을 보러 가자고 야단이다.

바로 옆  릴라이언트 아레나는 서커스가 열리는 건물이어서 우리는 그 곳으로 향했다.

일요일 첫번째 공연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체육관에 들어서니 아직 공연 전이어서 작은 말들과 코끼리가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있었다. 물론 유료이다.일인당  말은 7불, 코끼리는 10불이었다. 큰 아이는 그런 것 타는 데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이 커지면서 어딘가를  가리킨다.

 

맙소사!

사람들이 3m도 넘는 긴 뱀을 목에 감고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다.

원석이와 나연이는 자기들도 찍고 싶다는 것이다.

난 정말 뱀은 너무 싫다. 뱀띠가 뱀을 좋아해야 하는지 싫어 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아동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는지 요즘도 난 가끔 뱀에 쫓기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

정말 그 곳에 가기 싫었는데 아이들에게 떠밀려 10불을 내고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 옆에라도 가게 되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 것 같아 난 멀찌감치 떨어져 사진 찍는 것을 바라 보았다.

나연이는 뱀을 만지작거리면서 너무나 좋아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공연을 기다리려고 자리를 찾아 올라갔다.

 

여기 오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왔다. 큰 땅덩어리지만 가끔 너무나 수준 낮은 공연에 몇 번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2부가 끝나는 순간 까지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12마리 말들의 쇼, 9마리 호랑이의 쇼, 3마리 코끼리의 애교, 말과 노부부 쇼, 외줄 위로 올라가 360도 회전하는 오토바이, 30년대 낡고 낡은 자동차 판토마임, 등등

나는 아주 어릴 적 내가 살던 시골에서 서커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외줄 타기라든가 강아지가 나온다든지 해서 그다지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 보니 도저히 개인이 운영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서커스 기구들도 수많은 돈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고, 말이나 호랑이들을 구입 하는데 어마어마한 수준의 돈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기업형 서커스를 보는 것 같았으며 아주 오래 전 우리나라 서커스는 인권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어 그들이 매우 불행해 보였는데 다행히 미국이란 나라의 서커스 인들은 그런 것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래 사진은아레나 앞에 서 있는 인디언 동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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