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은퇴한 신부 수녀님의 사제관에서....

김 정아 2004. 1. 21. 07:58

은퇴한 신부님과 수녀님이 거주하시는 양로원에서 신년 파티가 있었다.

성당에서 일년에 한 차례씩 음식과 여러 공연을 준비해서 쓸쓸하게 살고 있는 그 분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자리다.

이번 공연과 성당에서의 송년의 밤 행사를 위해 나연이를 비롯해 7명의 여자아이들이 10월부터 꼭두각시 춤을 익히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덕분에 나는 성당의 미사 후에도 아이들 연습이 끝나는 시간까지 기다리느라 오랜 시간 성당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따분함을 감수해야 했다.

한시간 반 정도 일찍 도착한 아이들이 연습을 하고 무대에 들어서니 머리가 하얗게 센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저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시고, 어떤 신부님은 산소 통까지 들고 나올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분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아이들의 앙증맞은 모습에 커다란 박수를 보내주고, 아이들 차례 이후에 뒷 정리를 마치고 우리도 자리에 앉아 나머지 공연들을 관람했다.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온 대학생들의 힙합 댄스도 있었는데 너무 성의가 없어보였다.

청바지에 하얀 티라도 통일을 하고 왔으면 좋으련만 각자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입고 온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래도 그 분들은 너무나 즐거워하며 큰 박수로 환호를 보내주었다.

신자들의 사목을 위해 한평생 자신의 삶을 바치신 분들, 그래서 정말 훌륭했던 삶이라 해도 노년의 삶은 이렇게 쓸쓸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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