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미국에도 Korean time이 있다.

김 정아 2004. 3. 23. 03:33

고막 수술한 이후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다.

 

미국 병원에 올 때마다 짜증이 난다.

 

한국 사람이 시간 약속 안 지킨다고 Korean time이

 

라는 말까지 생겨서 미국 사람들은 시간에 대해 철

 

저한 줄 알았다.

 

미국 사람과 약속할 일이 없어서 개인적인 미국인

 

들의 시간 관념에 대해선 모르겠지만 병원은 정말

 

짜증나게 한다.

 

예약은 필수로 해야 하면서 시간이 돼서 병원에 가

 

예약한 시간에  진료를 받아 본적이 없다.

 

성격상 시간 약속은 철저히 지키는 난 그래도 10-

 

20분 정도는 빨리 가는데 예약시간이 20분쯤 지나

 

서야 이름을 부르고 방에 들어가서도 최소한 5분은

 

기다린다.

 

그리고 오늘 같은 경우는 귓속 한 번 들여다보는

 

걸로 진료가 끝났고 약도 처방해 주지 않았다.

 

6개월 후에 오라고 해서 예약을 하고 왔는데 그때

 

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예상했던 시간이 훨씬 지나버려 아이들도 이미 학

 

교에서 돌아온 시간이라 부랴부랴 서둘러 집에 돌

 

아와 보니 롤러 타러 간다고 쪽지 한 장 써놓고 보

 

이지 않는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부모 없이 어린아이들만 집에 두는 걸 허용하지 않

 

아서 누가와도 절대 문 열어 주지 말고 전화도 받

 

지 말라고 평소에 신신당부했는데 오늘은 심심했는

 

지 롤러를 타러 나갔다니 .

 

그것도 부모 없이 아이들만 나간 걸 알면 어떤 위

 

험한 상황이 기다릴지 모르는데 여기저기 찾아도

 

보이지 않고 갑자기 엠불런스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또 한번 가슴이 철렁!

 

아이들이 롤러 타다가 사고 났나? 소리 나는 쪽으

 

로 뛰어가 보니 구급차는 이미 사라져 버렸고 저쪽

 

에서 한국말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작은아이가

 

울면서 오빠 손에 이끌려 다리를 질질 끌면서 오고 있다.

 

넘어져 다리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으나 별일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