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휴스턴 에스트로돔

김 정아 2003. 11. 15. 22:51

영어 교실에서 field trip(소풍)을 다녀왔다.

우리 지역의 세 군데 학부모 센터가 연합해서 다운타운 내에 있는 야구 전용 구장인 에스트로 돔을 견학했다.

작년에 없던 일인데 봄 가을로 한 번씩 계획해서 실행하기로 했다니 두 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학교 버스를 대절해서 가기는 각자 부담이 너무 커서 car pool을 이용해서 가기로 했다.

우리차는 한국인 6명과 태국 친구 완타니가 함께 하기로 했다.

Minute Maid Park라 해서 나무가 우거지고, 푸른 잔디가 깔리고, 벤치가 있는 공원일 거라 생각했는데 야구장을 일컫는 이름이었다.

거의 80명에 가까운 단체라서 입장료를 낸 입구에서부터 세 그룹으로 나누어 안내자를 따라 돔 구경에 나섰다.

이 구장은 세계 8대 불가사의에 들어갈 만큼 대단한 구경거리이고 ,휴스턴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자리를 잡았다.

비가 오는 날이나 햇빛이 비치는 날에도 완전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에스트로 돔의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지붕이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지붕이 덮어져 관중이나 선수나 안전하게 경기를 지속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안내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그 깨끗함과 방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휴지 하나 찾아 볼 수 없고 카펫이 깔린 바닥 어디에도 지저분한 흔적이 찾아 지지 않았다.

특히 놀란 것은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3층엔 suite room이 딸려 있는 것이다.

돈 많은 개인이나 큰 회사에서 그 방을 빌려 음식도 먹고 야구도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엄청난 비용임에도 20개에 가까운 룸이 있었다.

그리고 아나운서들이 중계하는 곳에도 가 보았고. 구장에도 직접 내려가 보았다.

멀리서 보기엔 인조 잔디처럼 보였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결이 곱고 부드러운 진짜 잔디가 깔려 있었다.

안내원은 행여 잔디 하나라도 건드릴까 봐 노심초사하며 절대 손 대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우리는 기차길이 깔린 곳으로 안내 되었는데 자그만 기차가 찻길 위에 오렌지를 담고 서 있었다.

에스트로 팀의 구단주가 Minute Maid 회사의 사장이라고 한다.

Minute Maid는 이곳의 가 장 큰 규모 중의 하나인 오렌지 주스를 만들어 내는 회사이다.

조그만 기차는 지붕을 덮는데 도움을 주고 , 에스트로 팀이 홈런을 날리거나 이겼을 때 기적을 울리며 레일 위를 달린다고 했다.

개인 자격이라면 절대 이런 안내를 받으며 구경하지 못했을 텐데 운이 너무 좋았다.

이번에 동행한 우리 학교의 교장선생님도 이런 안내는 처음 받아 본다고 말씀하셨다.

너무나 좋은 구경을 했는데 역시 에스트로 돔의 미래는 걱정이다.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지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휴스턴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엄청난 관리비를 충당할 수 없다고 한다.

지붕을 한번 덮고 여는데 만도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며,지붕을 덮은 다음 에어컨을 트는데 그 비용만도 엄청나다.

야구 전용 구장이라서 다른 경기를 유치할 수 없다.

야구 경기의 수입만으로는 방대한 규모의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그나마 에스트로 팀의 실력이 우수하다면 이래저래 부수입도 많이 생기겠지만 그다지 좋은 성적도 아니다.

에스트로 돔을 유지하면 할수록 적자는 막대한 규모로 늘어나니 지금이라도 다른 용도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여론들이 들끓고 있다.

처음 지어졌을 때의 명성은 이미 사라지고 많은 시민들의 찬성과 반대여론에 밀려 앞으로의 돔이 어디로 가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기로에 서있다.


윗 사진이 에스트로돔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섬머스쿨에서 만난 멕시코 아줌마 스텔라입니다.
섬머때 우리 한국인 3명을 제외하고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스페니쉬였습니다.
선생님이 영어로만 말하라고 여러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니쉬로 질문하는 사람도 많았고 그러면서 한국인 우리 세명은 많은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때 스텔라만은 우리를 배려해주려 많이 노력했고 새 학기에는 자기네 학교로 와서 같이 공부하자고 하며 여러면에서 친절했고 마지막 날 우리는 깊은 포옹으로 헤어졌지요.
다시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스텔라는 왼쪽에서 두 번째 연두색 상의를 입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