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살인적(?)인 휴스턴의 여름

김 정아 2003. 11. 15. 07:06

10월 1일 수요일
휴스턴의 날씨가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작년에 여기 왔을 때 한여름의 더위가 살인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3월부터 여름이라는 소리를 듣고 굉장히 긴장하며 살았다.

휴스턴의 여름을 지나고 나면 휴스턴 생활에 거의 적응하는 거라는 소리와 함께.

얼마나 덥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그렇게 말할까? 한국사람도 미국사람도.

그런데 가장 더운 7월을 보내고 8월을 보냈는데 내가 예상했던 더위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위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다.

집집마다 완벽한 냉방 시설에 음식점이나 학교나 거의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몸으로 느끼는 더위는 그다지 심하지 않다.

한여름에 거의 24시간 넘게 틀어온 우리 집 에어컨도 이제 지열을 받은 오후 늦은 시간에 서너 시간 돌리고 밤에는 틀지 않아도 상쾌하게 잠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요즘 지열을 받은 오후 시간의 에어컨을 틀지 않은 실내 기온이 79-80도이다.

한여름 에어컨을 77-79도에 맞추어 놓는데 거의 그 수준이다.

오후에는 아이들이 수영장에 가자고 해서 나섰으나 두 군데의 수영장이 모두 폐쇄되었다.

그만큼 날씨가 많이 선선해 졌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사람마다 더위를 느끼는 지수가 틀린지 나는 휴스턴의 여름이 두렵지 않고 견딜 만 하다고 말하는데 이제 한국에서 온지 두 달이 지난 아주머니는 너무 더워서, 더위 때문에 아이들 학교 가고 남편 출근한 뒤에 여러 번 울었다고 했다.

정말 이 땅이 마음에 안 든다고.

그래서 제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내가 옆에서 "이게 뭐가 덥다고 그래요?" 그러면 내가 신기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는 휴스턴의 작년보다 올해는 너무나 시원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것도 기상 재해가 아니겠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 머지 않아 이곳도 낙엽이 들고 겨울이 오겠지?


위사진은 작년 아파트 수영장 사진이고 아래는 이사 온 동네 수영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