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만두 5천개를 만들었어요.

김 정아 2010. 10. 31. 08:25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한인들의 큰 잔치인 우리 성당의 바자회가 다음 주로 다가왔다.

우리 바자회는 대체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과 각종 게임 즐기기, 노래자랑등 먹거리와 문화에서도 많은 한인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큰 역할을 한다.

이번에도 우리는 만두를 만들어 팔아야 하는 일을 맡았다.

음식을 돌아가면서 구역별로 바꾸어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각 구역의 노하우를 살리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 같아 올해도 작년에 했던 음식을 하기로 했다.

만두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만두는 2주에 걸쳐 빚어내는 것이 우리 성당의 관례였다.

그런데 이번엔 어떻게든 한 번만 만들려고 구역장 회의 가서도 말을 해보았는데 두 번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올해도 두 번을 만들게 되었다.

부엌 일을 무서워하는 나인데 어쩐 일인지 올해는 하나도 걱정이 되지를 않는 것이다.

자모회 총무부터 시작해서 성당의 무수리 노릇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며 마리아와 더불어 웃기도 했는데 실상 하느님은 나에게 그런 은총까지 허락해 주신 것이다.

벌써 며칠 전부터 조바심이 나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혼자서 모든 고민을 하느라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 버리는데 마음의 평화를 허락하셔서 일을 시작한 당일 아침까지도 난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토요일 아침부터 만두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하다 보니 일이 너무 빨리 진행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뜻하지도 않게 금요일 밤 11시 40분에 만두 5천개를 다 만들었다.

사실 그 날 다 하는 것이 엄청 무리였는데 남겨 놓고 다음 날 하자니 물이 생기고 다시 시작하기엔 양도 어중간해서 욕심을 내서 하게 된 것이다.

해 놓고도 우리는 우리가 해낸 일이 믿기지가 않아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다음 주에 한 번이 더 남아 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와 주신 많은 분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제가 구역원들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찬미예수님

친애하는 구역원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왔습니다.
큰 일을 앞두고는 항상 조바심이 나고 미리 걱정부터 앞서는 저인데 웬일인지 이번은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네요.
구역장을 하고 바로 첫주에 구역 밥당번을 여러 구역원들의 힘으로 무사히 해 낸 것이 자신감으로 작용하나 봅니다.

 

우리가 할일이 아주 많네요.

만두 재료 중 부추가 재료비로 나가는 부담이 제일 큰데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자매님 한 분이 협찬를 해 주기로 하셔서 재료비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추가 그 자매님의 마당에서 잡초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수요일에 몇 분과 같이 그 자매님 댁에 가서 부추를 잘라오기로 했습니다.
부추를 다듬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시간이 되는 구역원 여러분들과 같이 부추를 손질하려고 합니다.
목요일 아침 10시에 성당 친교관으로 나오셔서 부추를 다듬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요일에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저한테 메일을 보내 주세요.
인원 파악이 되어야 일이 빨리 끝날 것 같거든요.

 

그리고 금요일에 본격적으로 만두 재료 준비에 나섭니다.

금요일에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야 토요일에 바로 만들 수 있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10월 28일 목요일 아침 10시 : 성당 친교관에서 부추 다듬기

 

 10월 29일 금요일 오후 4시: 성당 친교관에서

 

*파 20단 씻어서 잘게 썰기

 

*마늘 3.5파운드 씻어서 믹서에 갈기

 

*숙주나물 20파운드 삶아서 잘게 썰기

 

*부추 30파운드 씻어서 잘게 썰기

 

*당면 4봉지 불려서 잘게 썰기

 

*두부12모 물빼서 으깨 놓기

 

*양배추 20통 삶아서 잘게 썰기

 

*간 돼지고기 40파운드 으깨기

 

*간 쇠고기 25파운드 으깨기

 

*양파 1망 씻어서 썰어 놓기입니다.

 

 

10월 30일 토요일: 본격적으로 만두 만들기입니다.

 

글로는 몇 줄 안 되는 일인 것 같아도 많은 분들의 일손이 필요합니다.

그 때까지 몸 건강히 계시고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디카 충전까지 해 가지고 갔는데 정신이 없어서 사진은 한 장도 못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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