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내게 주어지는 십자가.

김 정아 2010. 10. 25. 10:56

2010년 10월 22일 금요일

성당에서 성서 공부를 끝내고 korean festival에 나가서 팔 꼬치 만드는 것을 돕느라  정신이 없는 도중에 전화 한통이 왔는데 못 받고 있다가 집에 와서 전화를 했다.

" 언니한테 전화 온 것 ,내가 성당에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못 받고 이제서야 전화 하네. 뭔 일 있어?"

"와, 세라피아 자기 글이 두 편이나 미주 카톨릭 다이제스트에 나왔더라! 글이 두편이나 실린 세라피아를 알고 있다니 나 정말 영광이다"

"어, 정말? 내 글 송고 해 놓고도 아무 소리가 없어서 내 글 짤린 줄 알았는데 나왔어?"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 약속장소로 나가는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전화기 상태가 좋지도 않은데 갑자기 내린 소나기 소리에 ,사람들의 소음소리에 잘 들리지 않는데 저 쪽에서 뭐라 뭐라 자기를 소개한다.

뉴올리언즈인지 뉴저지인지 어느 본당의 신부님이라는데 난 처음 들어보는 신부님의 성함이고 짧은 순간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신부님이 없는데 무슨 일이지? 하고 당황했다.

그 신부님께서 "저는 미주 카톨릭 다이제스트 출간을  담당하는 신부인데 자매님께 글 좀 부탁드리려고 전화 했어요. 일상 생활 중에 만나는 하느님 이야기를 수필로 써 주거나 매일 묵상을 약 6개월만 해 주시면 되는데 봉사라고 생각하고 좀 해 주세요. " 하신다.

 나는 어안이 벙벙하면서 나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되셨는지 무척 궁금하면서도 묻지도 못하고 더군다나 카톨릭 신자가 신부님의 부탁을 거절하면 벌을 받을 것 같아 "네, 신부님. 해 볼께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머리를 쥐어 짜내 글 두 편을 보냈었다.

'매일 묵상' 한 편과 '가슴으로 만나는 하느님' 한 편을 보냈는데 그 두 편이 다 나온 것이다.

내 글이 활자가 되어  미주 전역에 배포되는 카톨릭 월간지에 나왔다니 부끄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그 중 오늘은 '매일묵상' 편에 나온 글을 올려 본다.

 

복음 묵상

마태오 4장 18-22까지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수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거기에서 더 가시다가 예수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 배에서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그물을 손질 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을 부르셨다.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 분을따랐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


불교에서는 삶을 고해라고 표현하듯이 누구에게나 만만한 삶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히 나의 삶이 고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두 아이는 크게 내 속을 썩이지 않고 나름대로  반듯하게 커 가고 있고, 남편 또한 불의한 일에 눈 돌리는 일 없이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돈으로 걱정해 본 적도 없고 사람때문에 속 썪어 본 적도 없이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여유롭게 세상 속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주님은 나를 정말 깊이 사랑하시나? 아니면 나를 너무도 방치하시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통해 신앙이 아주 깊어진  친구에게 언젠가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친구야, 너는  행복하고 안락하게 살면서 주님을 모르는 삶이 좋니? 아니면 네 생활에 고통과 괴로움이 있어도 주님을 의지하며 주님을 모시고 사는 삶이 좋니?"했다.

친구 대답이" 아마 예전 같으면 고통 없이 주님을 모르고 사는 삶을 선택했을거야.그러나 지금은 달라. 내 생활에 주님이 중심이기 때문에 어떤 역경이 와도 주님과 함께라면 내 것 다 버리고 주님을 따를 수 있어"라고 단호하게 대답을 했다.

나라면?

세상적으로 이렇게 안락한 생활을 다 버리고 이제 와서 온실 속의 화초를 벗어나 광야로 나설 자신이 없다.

그 광야에서 며칠을 버티지도 못하고 제발 이전의 내 삶으로 돌려 보내달라고,아마 이 고난이 꿈일 것이라고 혼자 중얼거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항상 갈구한다.

주님의 언저리에만 머물지 말고 주님을 내 마음 속에 깊이 받아들여 언젠가는 베르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처럼 나도 내 모든 것 던지고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아가게 해 달라고.....

그리하여 순간에 불과한 이 세상의 안락함을 버리고 나도 내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쁘게 지고 예수님을 따르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