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난 T.V가 없어도 되는데....

김 정아 2009. 5. 22. 00:20

2009년 5월 21일 목요일

지난 번에 비가 아주 많이 내리고 천둥이 친 이후로 번개에 맞았는지 T.V가 나오지를 않았다.

티비가 없어도 난 생활에 아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

쇼파에 누워 티비를 틀어놓고 잠을 자 버리는 남편 때문에 밤에도 자주 잠에서 깨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그리고 티비 소리가 어쩜 그렇게 소음으로 들리는지 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는 티비때문에 가족간에 큰 소리가 나는 적도 많아서 난 티비가 없는 것이 하나도 아쉽지가 않았다.

지난 일요일에 남편과 두 아이가 쇼핑을 나가더니 티비를 결정해서 배달을 해 달라고 했던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 초인종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세 사람이 티비를 들고 밖에 서 있는 것이다.

거실로 들어와서는 설치비를 계산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티비만 올려놓고 코드 하나만 꽃아 놓더니 가 버린다.

요즘 티비는 코드만 꽂아서는 안 되는지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이 나라는 정말 '정'이라는 것이 없는 나라이다.

배달비 다 받아 먹지, 설치비 따로 받지.

리모콘 몇 번 만 돌리면 될 것을 서비스 차원으로 그 정도도 못해 주어 설치비를 안 냈다고 그냥 쌩하고 가버린다.

학교에서 돌아온 원석이 리모컨을 몇 번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제대로 작동을 시켜 놓았다.

 

 

지난 5월 초에 원석이는 두 번째 SAT시험을 보았다.

몇 점 이상만 받으면 원이 없겠다고 난 원석이에게 여러차례 잔소리를 해 댔었다.

목요일 새벽 12시 이후에 시험 점수가 인터넷에 나온다며 잠을 안 자고 기다리겠다고 하는데 나까지 잠 안 자고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 같아 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결과를 물으니 내가 원했던 점수 이상으로 나왔다.

그런데 기뻤던 것은 잠시이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사람 욕심이 한이 없는 것이어서 그 점수만 넘으면 정말 만족 할 것 같았는데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욕심에 마음이 좀 허하다.

아이도 나와 같은 마음인가 보다.

"SAT한 번 더 볼래? "하고 물었더니 아직 모르겠다고 한다.

원래 계획이 두 번만 보고 끝내려고 했었는데 한 번 더 볼지 어떨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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