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3일 수요일
내일 아이들은 여름 방학을 맞게 되면서 이번주는 final시험 기간이라 고등학생들은 학교에 가서 시험만 보고 오게 된다.
오늘 원석이는 아침 9시 30분에 시험 보러 갔다가 11시 40분에 끝났다.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고 슈가 병원에 다녀왔다.
한참 전부터 귀가 빨갛게 부어 있고 심장병 약도 떨어지고 광견병 주사도 맞아야 되어서이다.
세가지만 하고 오려고 했는데 병원에선 의례 그렇듯이 변검사도 해야 하고 피검사도 해야 한다고 한다.
안 하고 싶었지만 혹시 나중에 일이 생기면 아이들한테 무슨 원망을 들을 지 몰라 의사 선생님께 그냥 맡겨 두었다.
사실 그런 피검사나 변검사가 필요한지도 잘 모르지만 과잉진료는 아닐거라 믿으며.
아이들이 슈가의 이가 까맣다고 보여주니 수의사 선생님은 슈가에게 스케일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침에 데려다 놓고 오후에 찾아 가야 한다며 전신마취를 해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만은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우리 아이들도 무료로 하는 스케일링을 100불도 넘게 주고 해야 한다는 게 양심상 꺼림직하고 개를 사람이상으로 대접해야 한다는 게 내 정서에는 아직 맞지 않는다.
그리고 굳이 전신마취까지 해서 스케일링을 해야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녀석이 예방 접종으로 주사를 세대나 맞으면서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낑낑거리는 소리 한 번을 안 내고 피를 뽑는데도 보는 우리는 조마조마 하는데 이 녀석은 너무 둔한건지 아무 변화가 없다.
그리고 항문으로 막대를 집어 넣어 변을 빼 내는데도 몸 한번 움직이지를 않는 것이다.
의사선생님은 많은 개를 치료하고 주사를 놓았지만 이 녀석처럼 변화가 없는 녀석은 처음이라며 신기해서 혀를 내 두르실 정도였다.
아무래도 우리 슈가는 뭔가 조금은 덜떨어진 것이 분명한 강아지다.
그런데 처음에 병원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 까진 아주 신이 나서 갔는데 의사선생님을 보더니 몸에 힘을 주며 안 들어가려고 발버둥친 것을 보면 그렇게 아둔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본성이 아무래도 너무 무던한 것 같다.
그런 슈가가 3~4일 전쯤에 꼬리를 만지면 아주 자지러지면서 엄청 크게 운 적이 있었다.
차 문에 꼬리가 끼었는데 모르고 닫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뒷마당에 나가 뱀한테 물렸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예약이 많아서 시간이 없으니 다음 날 오라고 했었다.
하루 밤이 지나고 나니 많이 나아지고 또 하루 지나니 다행히 꼬리를 세게 만져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
식구들 기함을 시키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괜찮아졌다.
주사 세대 를 맞고도 아무 소리 안 한 슈가가 그 때는 엄청 아팠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검사비로 257불을 내고 돌아왔는데 원석이는 자기가 아무래도 수의사가 되어야 할 것 같다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 방에 오신 분들이 평소 저랑 맞지 않는 음악을 걸어 두셨다고 놀라셨을 것 같아요.
젊은 분위기가 팍팍 넘치지 않나요?
'callonme'라는 제 방에 처음 오신 분이 선물을 해 주고 가셨는데 방문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는데 비공개 블로그라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할 지 몰라 여기에 전합니다.
감사합니다.잘 들을게요.
*주사를 세대나 맞고 피를 뽑아서 피곤했는지 침대에서 엎드려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네요.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마친 나연이와 잠깐 쇼파에서 누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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