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 하루

김 정아 2008. 8. 17. 10:45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평범한 하루하루가 빨리도 흘러가고 있다.

하루 24시간을 25시간으로 알고 살아가는 남편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에 무리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회사 일 외에도 새벽 2시가 넘어 귀가하는 날이 많다.

그러다 보니 술도 마시게 되고 피곤이 자꾸 축적되어 몸도 하루가 다르게 축이 나는 것 같은 지 요즘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

근 일주일간 저녁을 집에서 먹는 날이 3일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아침에도 일어나서 동네 산책을 좀 하고 아침까지 챙겨 먹고 출근하며 몸을 챙기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런 남편을 위해 뭔가를 좀 해야 할 것 같아 녹즙기까지 사서 아침마다 녹즙을 갈아 내고 있다.

녹즙이나 건강 식품이라곤 입에 대지도 않던 사람이 주는데로 비타민이나 녹즙까지 먹는 걸 보면 역시 나이가 들긴 들어가는 것 같다.

아침마다 저녁마다 뭘로 반찬을 준비해야 하나 고민은 많지만 지금이라도 자기 몸을 챙기려는 것이 나로서는 고맙기만 하다.

한가하게 3일 정도 집에 일찍 들어오더니 역시나 중국에서 출장자가 오는 바람에 또 새벽 귀가이긴 하지만 회사 일 외에는 일찍 들어오려는  맘이라도 먹어주니 다행이다.

 

오늘은 밴드부의 ‘burger bash’가 있는 날이다.

학생들은 스타디움에서 밴드부 연습을 하고 6시쯤부터 학부모들의 햄버거 파티가 시작되었다.

각자 간단한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가고 준비위원들이 햄버거나 핫도그를 구워서 주는 것인데 작년엔 일인당 5불 씩 냈었는데 이번엔 9학년 학부모가 그 비용을 다 충당한다고 했다.

비가 조금씩 떨어지는데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고 우린 접시에 음식을 담아서 아이들의 연습을 구경했다.

햇빛이 따갑지 않아서 다행이다.

맨 마지막엔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서 그 동안 배운 동작을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하는데 원석이는 중간 정도에서 탈락하고 원석이 친한 친구 Gevin이 마지막 2인에 속하다가 마지막에서 탈락해 같이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homecoming party에 어느 여학생에게 공식적으로 프로프즈 하는 장면까지 보게 되었다.

우리 원석이는 꽃다발을 바치면서 홈커밍에 가자고 했다는데 이 남학생은 친구들 8명을 동원해 친구들의 배에 한 글자씩 KRISTINA라고 써 놓고 포로프즈를 했고 그 여학생은 많은 아이들을 제치고 나와서 허락의 의미로 그 남학생을 껴안아 주었다.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서 그 깜짝 쇼를 벌였다니 참 재미있었다.

 

뜨거운 햇빛에 쉼없이 연습하는 밴드부 학생들이 올해도 건강하게 한 학기를 버텨 주었으면 좋겠다.

 

*테이블 위에 음식을 차려놓고 덜어가고 있습니다. 햄버거를 굽는 아빠들은 작년에도 수고 해 주셨던 분들이더군요. 이런 행사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고생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열심히 깃발을 돌리기도 하고 악기를 불면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제 눈엔 원석이가 떡하니 보이는데 안 보이시지요? 클라리넷 부분에서 한 번 찾아 보시겠어요?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맨 마지막 승자가 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서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두 명만 남았습니다. 원석이 친한 친구 게빈은 뒤 쪽인데 아쉽게 2인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