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이제 3일 후면 학교로 돌아간다.

김 정아 2008. 8. 23. 07:16

2008년 8월 22일 금요일

이제 이번 주일만 지나면 아이들은 3개월의 방학을 접고 학교로 돌아간다.

화요일에 나연이 학교에서 소집이 있었다.

각자 시간표를 받고 락커(사물함)을 배정받고 필요한 학용품 패캐지를 구입해서 락커에 넣는 일까지 했다.

오랫만에 학교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분주했고 나연이는 친구들과도 인사를 건네느라 바빴고 나도 오랫만에 보는 한국 학부모들과 인사를 주고 받았다.

길게 줄을 서서 시간표를 받았다. 개인마다 시간표가 다르고 그 시간표에는 각자의 락커 자물쇠 번호도 적혀 있다.

그리고 올해 읽어야할 책도 미리 샀고 , 학용품 �트도 구입해서 락커에 넣어 두었다.

사람들이 너무 붐벼 락커에 제대로 정리를 할 수 없어 학교 첫날에 와서 정리 하기로 하고 문을 잠궜는데 락커 번호가 적힌 시간표를 두고 잠구어 버려서 다시 열 수도 없게 되었다.

이리저리 담당자를 찾아 락커 번호를 잊어버렸다고 했더니 금요일에 학교 문을 다시 열거니 그 때 오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학교에 가서 락커 번호를 다시 받고 정리를 하고 왔다.

화요일에 못한 사람들이 많이 와 있었는데 오늘은 그리 바쁘지 않아서 천천히 정리를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성적표를 보려면 비밀번호가 있어야 하는데 스팸에 와 있는 이 메일을 그냥 비워버려서 작년에 한 번도 인터넷으로 확인 할 수가 없었다.

오늘 비밀번호를 알아보려고 갔는데 다행히 담당자가 있어서 운전면허증으로 학생의 학부모임을 확인하고 비밀번호를 다시 받았다.

 

원석이는 고등학생이라 내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필요한 학용품을 사주는 걸로 개학 준비를 다 마친 셈이 되었다.

올 한 해 또 어떤 생활을 엮어 가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도 긴장이 되기도 한다.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크게 먹어 고치느라 며칠 동안 집에 없었다.

티비 중독증인 두 남자가 티비 보는 게 너무 싫어 코드를 다 빼 버렸다.

티비와 인터넷이 없으니 가족간에 얼굴 쳐다 보는 일이 더 많아져서 잠시 행복했다.

인터넷은 어쩔 수 없는 생활 필수품이라서 고쳐서 다시 쓰고 있다.

개학을 곧 할 아이들이 숙제를 하려면 컴퓨터는 필수라서 남편에게 고쳐 오라고 했다. 사실 컴퓨터가 없으면 가장 심심할 사람은 나 인 것 같기도 하고 .

그런데 티비는 여전히 코드가 빠져 있는 상태이다.

티비가 없으니 원석이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좀 , 아주 눈꼽만큼 많아 진 것같다.

우리 집 두 남자의 공통점은 눈을 뜨자마자 티비를 켜고 , 잠들 때까지 잔소리를 안 하면 그대로 켜 놓고 자는 것이다.

코드를 빼 버리니 처음 며칠간은 두 남자가 어쩔 줄 몰라하더니 이제 “티비좀 보면 안 되겠냐”는 소리는 안 한다.

원석이보다 남편이 더 심하다.

퇴근하고 오자마자 쇼파에 앉아서 리코컨을 잡아 티비를 보다가 끄지도 못하고 쇼파에서 그대로 쓰러져 잔다. 새벽까지 티비는 저 혼자 돌아간다. 안방에서 자던 나는 새벽 서너시에 잠에서 깨어나 티비를 끄러 나온다.

티비때문에 부부가 각방을 쓰는 날이 자주이다.

이제 티비가 없으니 제대로 방에 들어와서 잔다.

티비를 안 보기엔 한달에 75불씩 나가는 수신료가 아깝긴 한데 어쩌나?

덕분에 요즘 올림픽 돌아가는 소식도 모른다.

어제 슈가랑 산책하는데 Mike(우리 동네 미국 아저씨, 슈가랑 같은 종인 비글 두마리를 키우고 있다.)가 요즘 올림픽 재미있다고 하는데 그냥 그러냐고 하고 말았다.

여하튼 위성방송 단 수신료가 아까워서 시간제로 코드를 좀 꽂아 볼까나?

 

*중앙 현관입니다.개학이 아니라서 한산합니다.

 

*7학년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복도입니다.양쪽으로 게시판을 다시 하려고 깨끗이 뜯어 놓았네요.

 

*화요일엔 이렇게 붐볐습니다. 락커를 배정받았으니 학용품을 넣어 놓고 번호로 문을 여는 연습도 해야 하니까요.

 

*화요일엔 이렇게 대충 넣어 놓았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한산해서 여유있게 락커를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오른 쪽 문짝으로 거울도 있고 시간표도 있고 학생증도 자석으로 부착시켜 놓았습니다. 나연아 kiss me라니? 누구한테?

 

'두 아이의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어리더 예행 연습  (0) 2008.09.30
오늘 드디어 개학을 했습니다.  (0) 2008.08.26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 하루  (0) 2008.08.17
아들의 첫 면도기  (0) 2008.08.09
아빠 허리가 휜다, 얘들아!  (0) 2008.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