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30일 일요일
성당 미사가 끝나고 점심을 먹은 후에 슬로바키아 축제에 가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우리가 목적지로 삼은 곳의 5마일 전 지점부터 공사하느라 고속도로가 막혀버렸다.
내가 누비고 다니는 동네도 아니어서 길을 돌아 돌아 갈 수도 없어 포기하고 Volkswagen 쇼에 가기로 했다.
휴스턴에서 규모가 넓고 크기로 유명한 ‘trader's village’라는 벼룩시장에서 하는 행사였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중에 있는 곳이어서 가깝기도 해서 하나네 가족과 같이 다녀왔다.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온갖 종류의 작고 이쁜 무당벌레 같은 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20년이 훨씬 넘은 차들이었는데 휴스턴에 Volkswagen 클럽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차였고, 어떤 곳에서 전시를 한다고 하면 협조를 해 주는 차들 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 전시 전용은 아니고 엔진이 잘 돌아가는 차들이었다.
전시를 끝내고 어떤 차가 가장 훌륭한지 투표를 해서 1등도 뽑았다.
그리고서 시간이 지나니 모두 그 차를 타고 돌아가는 것까지 보았으니 도로에서도 운전이 되는 차들이었다.
그런데 소리가 엄청 요란하게 들리는 것을 보니 상용으로 출퇴근에 쓰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같다.
집에 두고 관리를 잘 하다가 어쩌다 한 번씩 타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난 주에 큰 아이 클라리넷 레슨을 받으러 갔는데 선생님은 나에게 새로 차를 샀다고 자랑을 많이 했다.
난 새 차를 산 줄 알고 축하한다고 해주었는데 컴퓨터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기 차를 보여 주는데 난 기절하는 줄 알았다.
e-bay에서 샀다는데 무려 20년이나 되고 8만 5천 마일이나 달린 차였는데 2500불에 샀다고 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하긴 연수에 비해서 마일리지는 아주 좋은 편이긴 했지만 20년 세월을 속일 수는 없어 천장도 구멍이 나고 의자도 좀 지저분해 보이고, 앞에 본네트도 색이 다 벗겨져 있었다.
난 20년 된 차를 공짜로 가지라고 해도 거절 할 것 같다.
차는 목숨과 직결되는 중요한 수단인데 혹시 사고라도 발생하면 말도 잘 안 통하는 이곳에서 응급처치가 빨리 될 것 같지도 않고, 이것 저것 부속 가느라 걸리는 시간도 엄청 날 것이고, 항상 잔 신경을 쓰고 살아야 할 텐데 거기까지 care할 정신도 없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헌 차, 헌 가구, 헌 악기, 헌 옷 하나도 소홀하게 다루는 법이 없다.
나를 포함해 사치 많고 허영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 아이들이었으면 좀 더 좋아하고 신나 했을 텐데 여자 아이들이라 쇼핑에만 관심이 많아 좀 아쉽긴 했다.
다음 주엔 art car 쇼인데 아시안 6개국 합동 미사에 한복을 입고 참여해야 해서 못 갈 것 같다.
*뚜껑 없는 이 차도 도로를 주행 할 수 있더군요.
*전시회를 끝내고 운전해서 돌아가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떠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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