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0일 토요일
원석이는 오늘도 아침
8시에 집을 나와 두 곳에서 마칭 밴드를 하고 밤 10시 30분이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나연이와 난 큰 아이 학교 앞의 St. Peter 교회에서 하는 Pick-a-dilly라는 crafts fair에 다녀 왔다.
겉에서 보기엔 그리 크지 않은 교회였는데 주차를 하고
표지를 따라 들어가니 아주 넓은 강당과 많은 교실들이 자리 하고 있었다.
그 많은 장소들이 여러 가지 물건들을 파는 곳으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는데 처음엔 Pick-a-dilly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몰랐으나 한 바퀴 돌고 나니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 수 있었다.
눈에 띄는 물건을 집어서 사가라는 뜻이었다.
어디서 왔는지 정말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손으로 만든 여러
작품들이 살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할로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좋은 물건을 싸게 쇼핑해 가라는 뜻인 것 같았다.
나연이도 처음엔 얼굴이 부어서 왜 자기가 이런 곳에 따라
다녀야 되느냐고 하더니 예쁜 물건들을 보고 얼굴이 환해지며 여러 가지를 갖고 싶어했다.
그 중에 볼펜에 테잎을 감아 꽃을 만든 작품을 맘에 들어
하기에 사 주었더니 너무나 신나하며 집에 가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교회에 수익금도 얻고 소비자들은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어서 서로에게 좋은 행사 같아 보인다.
난 이 나라 사람들의 근검 절약 정신을 Garage 세일에서 자주 보고 느끼는데 이곳에서도 silent auction에서 느낄 수 있었다.
서로 소리를 질러가며 하는 경매가 아니라 종이에 이름과
가격을 써 놓는 것이다.
그러면 팔고자 하는 사람은 당연히 그 중 가격을 가장
높이 매긴 사람에게 그 물건을 팔 것이다.
그런데 거기 나온 물건들이 아주 훌륭하거나 마켓에서 살
수 없는 값진 거라면 그 경매를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물건이었다.
수건이나 평범한 거울,실내화
같은 것들이 나와 있었는데 그런 것이야 그냥 마켓에서 사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그 자리에서 값을 지불하고 가져 올 수 있는데 복잡한 절차를 거쳐
나중에 다시 찾으러 가야 하는 그 경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이해가 좀 안 되고 그런 물건들을 팔겠다고 내 놓는 사람들도 이해가 좀 안되긴 마찬가지였다.
Garage 세일에 가 보아도 금이
간 접시며 낡은 운동화까지 팔겠다고 내 놓는 것을 보면 이들의 절약 정신에 혀가 내 둘러 진다.
허영 많은 우리가 진정으로 보고 배워야 할 아주 좋은
정신이다.
여하튼 서늘한 바람도 쏘이며 이들의 문화를 더 가까이 체험한 날이었다.
*침묵 경매입니다. 조그만 액자며 초콜렛 종류도 나와 있습니다.
*테이프로 감아 만든 볼펜 장식품입니다. 안에는 완두콩 종류가 들어 있더군요.
*수건과 휴지를 이용해 만든 작품입니다. 저렇게 모여 있으면 아름다운데 하나만 덜렁 사다 놓으면 별로 이쁘지는 않을 것 같더군요.
*나연이에게 사 준 볼펜 장식입니다.
*호박들이 어울려 아주 멋집니다. 나연이도 그 속에 호박 한 덩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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