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11

세심한 아들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3주간 휴가를 받았던 큰아이가 집에 와서 5일 정도 머물다 갔다. 큰 아이가 집에 오면 편한 점이 참 많다. 집안 일을 많이 도와 주고 밥을 먹으면 설거지는 자동으로 하고 내가 늦게 오는 날엔 밥을 해 놓기도 해서 내가 편하다. 어느 날엔 보쌈을 맛있게 해 놓아 아들 덕을 보며 살았다. 이사 온 집에 정리를 많이 해 주고 갔다. 가는 날엔 한국 장을 봐서 미네소타에 가지고 가라고 카드를 주고 갔더니 실속있게 식재료 쇼핑도 했다. 미네소타로 가고 난 다음날 택배가 와서 뜯어보니 내가 주문하지도 않았던 몇 가지 살림 살이가 나와 이게 뭔가하고 아이에게 전화를 해 보았더니 엄마한테 필요한 것 같아서 주문을 했다는 것이다. 수세미를 넣는 물 빠지는 조그만 용기와 부엌행주 15장 ..

다들 골프장으로 나왔나봐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휴스턴은 최근 며칠간 극강의 한파로 다들 몸을 사리고 있었다. 영하권에 머무는 날이 며칠 되었는데 다행이 비나 눈이 오지 않아 2년 전처럼 아수라장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기회사들이 이번에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하더니 전기가 나간 날도 없어 한파 피해를 입지 않고 지나갔다. 그런데 날은 무지하게 추워 안 하던 목도리를 하고 낙엽을 치우는데도 장갑을 껴야했다. 날이 추운지라 다들 외부 활동을 안 하고 집에만 있었는데 모처럼 오늘 날이 좋다고 해 골프장에 갔는데 다들 똑 같은 마음이었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나왔는지 세상에 두 홀을 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전반 9홀은 정말 욕이 나올뻔 했다. 홀마다 두 팀 , 세팀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앞팀은 열 살도 안 된..

나를 애 먹였던 우리 집 가전들

2022년 12월 23일 금요일 이사 와서 보니 낯선 게 참 많았다. 최신 시설이 많이 내장 된 집인데 아직 못 쓰고 있는 기능들이 참 많다. 집안의 스피커 시설이나 영화관의 오디오 시스템, CCTV기능, 청소기능등도 아직 작동을 못 하고 있다. 통합 Home automation 기능인데 여러 군데 업체에 전화를 해서 견적을 받아 갔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다. 그런 것과 달리 처음에 이 집에 이사를 와서 밥을 하고 요리를 해야 해서 cook top을 쓰려는데 도대체 불이 켜지질 않는 것이다. 남편과 둘이 켜 보려고 아무리 사용 설명서를 읽어보고 애를 써도 안 되어서 일주일 넘게 휴대용 부탄 가스로 음식을 해 먹었다. 분명 이 기능들은 다른 것 보다 돈을 많이 주고 설치를 했을 것인데 일반 개스렌지로 바..

아, 추워라

2022년 12월 23일 금요일 텍사스에 한파가 온다고 며칠 전부터 미디어에서는 대비를 하라고 계속 방송을 하고 있었다. 1년에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며칠 안 되는데 이번 추위는 5일 정도 계속해서 영하권을 맴돈다고 했다. 잔뜩 긴장을 하고 어제 남편과 수도관을 감싸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사를 하고 아직 렌트를 주지 않은 이전 집까지 관리를 해야 해서 출근 전에 그 집까지 가서 혹시나 수도 파이프가 터지면 집안에 들어가는 메인 수도관을 잠그어야 한다고 해서 그것까지 남편한테 배웠다. 가게에 와서도 빌딩 외부에 있는 수도관을 감싸고 퇴근하기 전에 안의 수도를 조금씩 열어 놓으라고 직원들에게 당부를 했다. 이 비상시기에 남편은 한국 출장을 가야 하니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간 죽이고 있는 중

2022년 12월 20일 화요일 오늘 새벽에 문자 오는 소리가 땡 하고 났다. 새벽에 오는 문자는 100% 좋은 내용이 아니다. 누군가 가게 못 나온다는 소리가 대부분이다. 아, 나 오늘 쉬는 날인데 누가 못 나오는거야? 하고 짜증 섞인 마음으로 휴대폰을 들어 내용을 확인해 보니 매니저가 열이 있어서 못 나올 지 모른다며 10시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알려 준다는 소리다. 다른 사람 아니고 메니저라 아무 소리 안 하고 내가 나갈 수 있으니 오늘은 쉬어라하고 문자를 보냈다. 아기를 가진 몸이라 조심해야 하기도 하고 평소에 워낙 성실하고 나만큼 가게를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아무 걱정 말라고 하고 가게에 나갔다. 몇 시간만 하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갑자기 빵 굽는 오븐에 고무 팩킹이 떨어져 나가 그것을 수리 해 놓아..

잘 키울 수 있을까?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 실내에서 살아있는 나무를 한 번 키워보고 싶어 요즘 유튜브로 식물 잘 키우는 법을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지난 10월에 화원에 가서 무려 3200불 어치 나무를 주문했다가 내가 너무 무모한 일을 저지른 것 같아 취소를 하고 기회를 엿 보고 있었다. 살아있는 생명을 아무 기본 지식 없이 키웠다가 큰 낭패를 할 것이 분명해서 작은 나무부터 시작하기로 하고 어제 두 그루만 사왔다. 떡갈잎 고무나무 라는 것인데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식물이라고 했고 인테리어 나무로도 손색이 없고 경험이 없는 사람도 크게 실패하지 않는 나무라 해서 어제 작은 나무 두 그루를 사왔다. 전에 견적을 받았는데 내 키가 훌쩍 넘는 큰 나무 한 그루에 300불이었다. 그것에 비해 내가 사온 나무는 키도 작고..

수술 후 맞은 남편의 첫 생일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 남편은 1년 전 오늘 , 한국에서 위암 수술을 했었다. 평소 간이 안 좋아 검진 시 마다 긴장하며 간 상태를 확인하곤 했었는데 느닷없이 생각지도 않은 위 부위에 암이 생겼다. 위치가 안 좋아 위 전체를 도려내는 수술을 했고 힘겹게 위 없는 생활에 적응을 해 나가는 중이다. 자꾸 빠져 80키로가 넘던 몸무게가 이제 69키로에 머물러 있고 ,밥을 먹고 나서는 한참 동안 몸에 식은 땀이 나고 허리를 꼿꼿이 펴지 못하지만 여하튼 감사하게도 1년을 보냈다. 지난 1년간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해 준 거래처 사람들과 회사 사람 그리고 친한 친구들을 초대해 자축의 장을 마련하고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점심 시간에 작은 일식집 전체를 빌려서 파티를 했습니다. 작은 가방 안에는 컵..

이렇게 좋은 날에

2022년 12월 8일 목요일 도통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요즘 두 시간 정도 밖에 못 자고 있다. 잠을 못 자고 일어나니 하루 종일 비몽사몽에 기분도 좋지가 않다. 야외 활동이나 하면 잠이 좀 잘 올까 해 가게 들러 잠깐 일을 보고 골프 장으로 향했다. 요즘 휴스턴 날씨가 너무 더워 다시 에어컨을 틀고 밤에 여름 이불을 꺼내 덮어야 한다. 초반 몇 홀은 너무 더워 땀이 나다가 여기도 겨울인지라 그 이후엔 살랑살랑 바람도 불어 주었다. 다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리다 쳤다. 앞팀은 무려 다섯명의 남자들이어서 좀 지체가 되긴 했지만 그런대로 즐거운 하루였다. *세탁실이 너무 작아 문제였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넣어놓고 보니 문이 닫히지를 않았어요. 문을 미닫이로 바꾸는 공사를 해야 하나 고민을 ..

이제야 TV를 볼 수 있네

2022년 12월 7일 수요일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남편은 집의 텔레비젼을 주문했다고 하더니 오늘 설치를 하러 왔다. 그 동안은 출근하기 전에 미국 뉴스를 보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을 습관적으로 했었는데 티비가 없으니 아침이 허전했다. 없는 게 아니라 벽걸이로 부착을 해야 하는데 오래된 티비라 벽에 달 수가 없어 그냥 안 방에 방치해 두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티비가 5대가 온 것이다. 미쳐 버리겠다. 이 집은 방방마다 티비를 설치했던 집이라 그냥 두자니 티비 연결된 선이 지저분하게 나와 있어 몇 대를 설치하긴 해야 하는데 나는 두 개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그림으로 가리려고 했었는데 무려 5대라니! 남편의 스케일은 내가 따라갈 수 가 없다. 오늘 남편은 엘에이 출장이라 내가 집에서 설치하는 것을 볼 ..

나들이

2022년 11월 28일-12월 2일 정읍에서 친정엄마와 근 2주간의 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왔다. 올라오는 날 갑자기 날이 추워지고 지하철 파업이 있는 날이라 좀 힘들었다. 시어머님이 계시는 시누이 집에서 이틀을 지내고 남동생 집으로 옮겨왔다. 올케와 인사동을 구경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12월 3일 근 3주간의 한국 방문을 끝내고 내년 11월을 예정하며 한국을 떠나왔다. * 한국 예능 프로 중에 쌈지길에서 똥빵이라는 것을 보았는데 직접 먹어 봤네요. 붕어빵 같은 건데 모양만 다른 것 같았어요.*기내식으로 나오는 밥은 안 먹는데 새로운 메뉴인것 같아서 시켜 봤어요. 문어 숙회라는 것인데 맛은 괜찮았어요.

한국에서 202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