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17일 수요일
온 미국이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겪는 듯한 느낌이다.
뉴욕 등 미 동북부 지역은 이상 고온으로 12월 중에 눈이 내리지 않는 이변을 겪었고, 캘리포니아 지역은 이상 저온으로 오렌지 나무에 과일이 얼어붙어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큰 재난을 겪고 있다.
티비에선 주지사인 아놀드 슈왈즈네거가 목발을 짚고 나와서 이상 저온에 대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도 엄청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화씨 32도가 섭씨 0도에 해당하는데 휴스턴의 요즘 날씨가 31도에서 34도에 머물고 있다.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많아야 일 년 중 5일을 넘어 가지 않는데 이번 일 주일 연속으로 32도 아래에 머문다고 한다.
사람들이 느끼는 추위는 엄청 나게 내려가 공포까지 느끼는 것 같다.
어제 밤에는 중학교에 올라가는 작은 아이의 '커리큘럼의 밤' 이 있는 날이었다.
이렇게 추운 날 학교에 갈 일을 생각하니 너무 심란했는데 교육구에서 취소를 시켜주었다.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재즈도 있는 날이다.
아이를 데리고 재즈 댄스에 갔는데 다른 날에 비해 너무나 한산했다.
저녁 7시 정도에는 가장 많은 아이들로 귀가 아플 만큼 시끄럽고 부모들도 많아 의자에 앉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텅텅 비어 있었다.
날씨가 추워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은 까닭이다.
나도 너무 추워 나연이더러 오늘은 가지 말자고 사정을 해 보았는데 나연이는 전혀 꿈쩍을 안 하고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다고 해 , 마지못해 데리고 갔다.
나연이 반도 12명 중에 6명밖에 오지 않았고 휴스턴 시내에 사는 재즈 선생님은 일찍 가버리고, 이 지역에 사는 선생님이 대신 와서 가르치고 있었다.
늦게 가면 얼음이 얼어 위험할 수 있다고 원장님이 그 선생님을 보내고 가까이 사는 선생님을 불러 왔던 것이다.
잠시 부모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 밤은 얼음이 얼면 어쩌면 내일 학교를 안 갈 수도 있다는 소리를 한다.
‘아니, 얼음이 언다고 학교를 안가?’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고 나는 그냥 흘러 버렸다.
오늘 아침 큰 아이를 깨워 학교 갈 준비를 시키는데 아이가 인터넷에 들어가 교육구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아달라고 부탁을 해 들어갔다.
맙소사 웹사이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update: All Katy ISD Schools and Facilities will be CLOSED today, Jan 17, due to weather conditions.
last updated: 1/17/2007 6:17:39 am
남편과 아이가 번갈아 읽으며 큰 아이는 오늘 학교 안 간다고 소리를 지르고 ,그 소리에 작은 아이까지 깨어서 한바탕 축제가 벌어졌다.
아휴, 지들이나 좋지 난 오늘 하루 종일 또 어떻게 지들 치다꺼리를 하나 한 걱정이 되었다.
그나저나 눈이 와서 빙판 길이 된 것도 아니고, 나무 가지에 조금씩 고드름이나 달렸던데 휴교를 한다니 좀 이상하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휴교를 하는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고, 위험에 철저히 대비를 하기 때문이다.
학교 버스가 운전하다 다리 같은 곳이 얼어 있으면 위험하기 때문이고, 교직원들이 운전하고 오다 빙판길에 미끄러질 위험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춥긴 정말 춥다.
재작년에 허리케인 ‘리타’가 와서 이틀간 휴교를 한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다.
허리케인 '리타'를 눈앞에 두고:http://blog.daum.net/kja65/2897716
*이런 고드름은 여기 와서 처음 봅니다.
*밖에 있는 바베큐그릴 위에도 얼음이 얼어 있습니다.
*너무 추워 밖의 화분을 집안으로 들여 왔는데 화분의 나뭇잎 속에서 발견한 여치입니다. 너무 추워 얼어서 움직이지 않아 죽은 줄 알았는데 집안에서 하룻밤 보내더니 이제 날아다닙니다.
통속에 넣고 풀을 넣어 주고 있는데 너무 추워 밖으로는 못 보내고 있어요.
날이 풀리면 보낼 건데 과연 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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