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7일 수요일
직원들 가족과 같이 하는 연말 송년회를 어디서 해야 할까 남편은 고민 중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식당에서 하는 것도 그렇고, 시끄럽고 북적이는 곳보다는 조용한 곳에서 하고 싶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적당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큰 선심을 쓰기로 해고 우리 집에서 하는 것 은 어떠냐고 물었다.
남편은 속으로 내가 그렇게 말해 주기를 기다렸는지 얼굴이 밝아지면서 정말 그래도 되느냐고 물었다.
남편이 직접 회사를 내서 운영하다 보니 직원들 대하는 내 마음도 예전 주재원 시절과 많이 달라져 있다.
주재원 때야 남편이 비록 지사장이라고는 했지만 그들이나 남편이나 같은 회사원이고 누가 누구를 챙길 만큼 애틋한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직원들은 마치 내 가족처럼 유대감이 더 강해지고, 그들을 향한 시선도 더 따뜻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고, 누구 눈치도 안 보고 집에서 하는 식사가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다.
어제 밤 9시에 결정을 내리고 그 시간에 한국 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 왔다.
아침부터 동동거리고 준비를 했고, 아이들까지 모이니 왁자지껄 떠들썩했다.
중간에 생일 맞은 아이들의 생일 파티도 했다.
원석이는 오늘로 만 14살이 되고, 정말 우연의 일치로 한국에서 온 조카딸도 오늘이 11번째 생일이다.
우리 식구끼리 단출하게 하려고 했던 생일이었는데 갑자기 많은 분들과 같이 케익을 자르고 축가도 부르게 되어 아이들은 너무 신났다.
내년 송년회는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하자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해서) 11시 반에나 헤어졌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맙다, 그리고 축하한다. 동생아! (0) | 2007.01.05 |
---|---|
한국에서 온 조카와 함께 (0) | 2006.12.31 |
3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0) | 2006.12.26 |
한 식구가 더 늘고. (0) | 2006.12.22 |
무지하게 바빴던 하루. (0) | 2006.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