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마르코 복음을 읽고

김 정아 2006. 11. 10. 00:13
 

2006년 11월 9일 목요일

지난 주말 뉴올리언스 방문은 지인을 만나러 가기 위한 것이 첫 번째 목적이기도 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목적이 하나가 더 있었다.

고해 성사를 하기 위해 서이기도 했다.


지난 5월말에 한국에 가 있는 두 달 동안 한 번도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휴스턴에 돌아오자마자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에 나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없는 두 달 동안 성당은 갖은 분열과 갈등으로 처참한 상황이 되고 있었다.

고해성사를 할 만한 여건도 안 되었고,  나 또한 성당에 나가다 빠지다를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번 하는 바자회도 이번에는 참석도 안하고 말았다.

다른 해는 바자회 음식을 만들고, 팔고 하는 주요 멤버였고 성서 공부니 이런 활동은 안 해도 나름대로 봉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모든 것에 손을 띠고 말았다.

독실한 신자는 아니어도 내가 걷는 길이 바른 길은 아닌 것 같아 고해성사를 하고 열심히 다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지인들과 서너 시간 걸리는 샌안토니오나 오스틴의 한인 성당에 가서 고해성사를 하자고 약속은 했는데 , 세계가 좁다며 출장을 다니는 남편들로 인해 서로 시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였는데 마침 뉴올리언스에 가게 되어 어떤 일이 있어도 고해성사를 하고 싶었다.

마침 천주교 신자인 최 지사장님 부인께서 그곳 한인 성당의 신부님께 말씀을 드리고 우리 가족 네 명이 고해할 수 있는 시간을 잡아 놓았다.


고해를 하니 신부님은 성경을 읽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부끄럽지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보속으로 마르코 복음전체를 읽으라는 것이다.

짧은 순간에 내 죄가 이렇게 크나? 마르코 복음 전체를? 하고 있는데 신부님은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 본 듯 “마르코 복음 읽을 수 있어요? 없어요? 읽을 자신이 없으면 지금 말씀하세요” 하신다.

그러나 죄인이 벌을 골라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네, 읽어 보겠습니다.”하고 나왔다.

그리고서 미사를 봉헌하고 무려 6개월 만에 성체를 모시고 나니 눈물이 핑 돌았다.

깨끗한 마음으로 미사 중에 아픈 동생을 위해 기도하고, 우리 영어 선생님 MRS. JANET의 유방암이 완치되게 해달라는 기도도 했다.


그래서 보속으로 받은 마르코 복음을 3일 동안 읽었다.

펴 보니 분량이 썩 많은 것은 아니어도 집중력이 없는 나는 3일 동안 읽었다.

2002년 12월에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된 이후로 아마도 처음으로 성서를 읽은 것 같다.

 

미국 성당에는 나가기 싫고, 그렇다고 종교를 바꾸는 것은 더 말이 안 되고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고 주님만을 보고 성당에 나가겠다는 약속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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