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맞은 성탄절

김 정아 2005. 12. 27. 11:20

2005년 12월 25일 일요일

 

어제 성탄 전야 미사를 보았어야 했는데 남편 송별회를 해 주겠다는 가족을 만나 저녁을 먹고 늦게까지 맥주를 들이키다 보니 밤 12시가 넘어 버렸다.
성탄 전야에 너무나 큰 죄를 지어버렸고 올핸 꼭 고백성사를 하려고 했는데 3년 동안 못한 죄책감에 아침에 성당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가 않았다.

 

주일학교 학생들의 발표회가 있어서 강당에 자리 잡고 앉으니 pre k반부터 시작되었다.
깜찍한 아이들의 발표에 웃음이 계속 나왔다.
남자 고등학생 4명은 HOT의 캔디라는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었는데 온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미국 노래도 많겠지만 아이들이 한국 가수의 노래를 선택한 것이 참 멋지게 보였다.
아이들이 부르는 가사 발음도 어눌하고, 내용도 잘 이해 못할 아이들이지만 춤은 프로들만큼 추웠다.
무엇이 아이들을 한국 가수들의 노래에 심취하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주 어려서는 미국 노래에 빠지다 고학년들이 되면 다시 한국 가요계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 가수들을 모르면 대화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어떤 아이가 엄마한테 비가 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엄마가 "BEE면 벌이잖아" 했더니 한국의 무슨 가수라며 엄마는 그것도 모른다고 핀잔을 주더라나.
어쨌건 아이들의 공연이 끝나고 미사를 보는데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성체도 못 모셨다.

 

 

밤엔 오랜만에 알바커키에서 온 선아 가족을 비롯해 다섯 가족이 모여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새벽 2시 30분이 넘어서야 모두들 집에 돌아갔다.
눈 없는 성탄절, 따뜻한 성탄절을 이렇게 보냈다.

 

 

 

 

 

 

*HOT 춤을 추는 고등학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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