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2일 월요일
아들은 지금 8학년, 중학교 졸업 반이다.
5월 24일이 학교 마지막 날이고 25일부터 방학에 들어간다.
한국에 갈 날을 잡아 놓고 보니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저녁 식사가 여의치 않으면 점심이라도 같이 먹어야 할 사람이 많아 졸업식 날을 피하려고 거의 한달 전부터 졸업식 날짜를 알아 오라고 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는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하기를 거의 한달 간을 했다.
너무 화도 나고 짜증이 나기도 해 앞집의 데이빗에게 찾아가 졸업이 언제인지 물어도 모른다고 하고, 한국 엄마에게 전화해 언제냐고 물어도 아직 모르겠다는 것이다.
더는 아이를 믿고 기다릴 수 없어 오늘은 작정을하고 큰 아이 학교를 찾아 갔다.
사무실에 가 자원 봉사를 하는 듯한 아주머니께 8학년 학생들 졸업식이 언제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해 옆에 있는 8학년 남학생에게 물어보니 Last day of school을 말해 준다.
그건 나도 알고 있는데 졸업식이 언제냐고 거듭 물었는데 모른다는 것이다.
'이 녀석도 우리 아들만큼 답답한 녀석이군, 제 졸업식을 아직도 몰라' 하며서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안 되겠던지 자원 봉사 아주머니가 나를 카운슬러에게 데리고 가 주었다.
카운슬러에게 물으니 아주 생뚱한 얼굴을 하고 졸업식이 없다는 것이다.
내 말을 못 알아 들은 줄 알고 다시 한번 졸업식이 언제냐고 물었는데 중학교는 졸업식이 없고 12학년 가면 고등학교 졸업식은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는 졸업파티만 있다는 것이다.
맙소사!
중학교 졸업식이 없다고?
왜?
이해가 안되었다. 그래도 3년간 공부를 하고 학교를 옮겨 고등학생이 되는데 왜 졸업식이 없는거야?
한국적인 사고 방식인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그저 연장선으로 밖에 안 보는 것인가?
미국에, 아니 땅이 워낙 넓으니 다른 주나 다른 도시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는 중학교 졸업식이 없다는 걸 아주 힘들게 알았다.
없는 졸업식을 안 알아 온다고 멀쩡한 아이만 다그치고 혼냈다.
*미 전역에 체인점을 가진 카페입니다.아이들 사진이 잘 나와서 한장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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