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낮 시간을 잘 활용하시라고요!

김 정아 2004. 4. 6. 03:34

4월 3일 일요일

섬머 타임이라 불리는 day light saving time이 시작되는 날이다.

 

4월 첫 주 일요일에 시작해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까지 7개월간 계속된다.

 

미국에서 난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안 드는 것이 이 섬머 타임이다.

 

국가가 왜 개인의 시간까지 관리해야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낮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을 하던, 안 하던 그거야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왜 국가가 나서서 긴 여름 낮을 잘 이용하라고 이상한 정책까지 내 놓는지 알 수가 없다.

 

중학생인 우리 큰 아이는 6시 10분에 일어나 6시 35분 학교 버스를 타고 등교한다.

 

그런데 4월이나 10월쯤이 되면 아이는 그야말로 깜깜한

밤하늘의 별을 보고 학교 버스를 타러 간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일어나는 일을 힘들어 하는데 평상시의 5시 10분에 일어나야 하니 안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몸이 햇빛을 받아야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그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 무슨 정신으로 공부를 할까 생각하면 섬머 타임이라는 게 정말 싫어진다.

 

 그 정책을 정말로 하고 싶다면 한여름 6,7,8월만 하던지.

 

4월부터 난리인지 알 수가 없다.

 

하긴 미국이나 되니까 이런 정책을 불만 없이 따를지도 모르겠다.

 

우리 나라 실정이라면 결국 이 정책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이 시간에 무슨 퇴근을 하냐며 관리자들이나 기업가들이 노동 인구들을 더 착취할  근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은 맥락으로 모 대기업에서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하

는 정책을 실시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의심 어린 눈초리로 쳐다보았던 것이 생각난다.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4시, 5시에 눈치 안 보고 퇴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 결국 그것은 근무시간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알 수 없다.

 

미국 사람이야 하루에 8시간 만 일하면 남의 눈치 안 보고 바로 퇴근해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따로 불만을 가질 일이 없을 것 같다.

 

내가 불평한다고 바뀌는 것도 아니어서 아침에 일어나 집안의 시계란 시계를 모조리 한 시간 뒤로 바꾸어 놓았는데 이것도 역시 만만치 않게 귀찮은 일이다

 

내일부터 큰 아이는 또 별을 보고 학교에 가게 되었으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