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제 2외국어를 배울 필요 없는 미국 중학생

김 정아 2003. 10. 29. 12:24

2월 12일 수요일

우리 큰 아이는 이제 8월에 중학생이 된다.

작년 한국에서 3학년을 마치고 여기 와서 3월에 4학년 2학기에 들어갔다.

학교 들어가서 두 달간 4학년 과정을 헤매다가 방학을 맞고 개학하면서 5학년이 되었다.

그러니 결론은 4학년은 두 달 간 다니다 5학년이 된 것이다.

한국에 있는 자기 친구들은 5학년인데 우리아이는 중학생이 된다.

여기는 8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고 초등학교는 5년이다.

오늘 중학교에 갔다 왔다.

신입생 학부형과 학생들을 모아 놓고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각 과목 선생님들이 과목에 대한 소개를 했다.

한국은 거의 12개 과목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 여기 중학교는 다섯 과목이다.

일단 그들은 제 2외국어가 없다.

막강한 나라이고 자존심 높은 나라라 중학교에선 외국어를 배우지 않는다.

우리 나라는 영어가 필수지만. 그리고 기술, 가정, 한문, 컴퓨터 등 이런 과목들도 배울 필요가 없는 나라다.

그러고 보니 힘없는 나라라 더 많은 과목을 배울 수밖에 없나보다.

수학 영어 과학 사회 그리고 선택과목이다.

선택과목이란 합창, 밴드, 오케스트라, 그리고 미술 중에 한 과목을 이수하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는 거의 동양아이들이 많이 한다고 한다.

동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악기 과외 하는 아이들도 많고 부모가 극성일 만큼 열심이어서 재능을 나타내기가 무척 힘들다고 한다.

피아노를 하고 있어 오케스트라에 넣을까 했는데 꿈에서 깨어나야만 한다.

하나 있는 피아노를 차지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이다.

반면 밴드는 서양 아이들이 많고 그 아이들은 학교에서 하는 레슨 외에는 별로 받지 않아서 경쟁하기가 좀 수월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도 밴드에 들어가 클라리넷을 하기로 했다.

학교에 들어가 학교 레슨을 받아도 늦지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어 레슨을 시켜보려고 한다.

그래서 첫줄에 서게 되면 아이도 더 신나 할 것 같다.

다섯 과목 선생님들 교실에 찾아가 개략적인 이야기를 듣고 밤 9시가 넘어 집에 돌아왔다.

우리가 아이가 벌써 중학생이 된다고 생각하니 겁도 나고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