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살인적인 미국의 서비스 요금

김 정아 2003. 1. 4. 01:11
7월 8일 월요일

3시에 summer camp가 끝나고 원석이 학원시간이 5시 30분이라 집에 갔다 다시 나오기도 어중간해서 원석이도 나도 머리 손질을 좀 하려고 이발소엘 먼저 들렀는데 영업을 안 하는 날이다.

돌아서 한국 미장원을 찾아 들어갔다.

한국에서 2월에 파마를 했으니 벌써 5개월이 되었다.
미국은 서비스 요금이 비싸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한국에서 못 기른 머리 여기서 한 번 길러 보겠다며 버티었는데 이것이 나의 한계 상황이다.

도저히 봐 줄 수 없을 만큼 삐치고 갈라져 결단을 내려 파마를 하기로 했다. 가르치는 학생도 없고 만나는 학부형도 없고 대충 대충 하고 다녔으나 이래저래 시간이 가면서 아는 사람도 늘어나고 남편과 관계되는 사람도 만나게 되어 이렇게는 안 되겠단 생각도 들었다.

이곳에 오래 산 한인들은 옷차림새 하나만 봐도 저 사람이 한국에서 온 지 얼마나 되었는지 다 짐작한다고 한다.

옷차림새가 좀 세련되고 얼굴이 하야면 온지 얼마 안되었고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화장 안하고 대충 다니면 오래된 사람이라고 한다.

여전히 치마는 즐겨 입지만 나도 이미 스타킹과 구두를 벗어버린 지가 오래이며 화장을 해 본지가 언제였던가?.

기내에서 사 온 빨간 통 파우더도 아마 그대로 한국에 가져가게 될 것 같다.

맨 얼굴에 선 크림만 바르고 외출을 해도 이제 아무런 거리낌도 없게 되었고 복장 때문에 거울 앞에서 어슬렁거려 본적도 없다.

난 벌써 외모만으로는 이곳에 온지 10년은 되었을 거라 짐작할거다.

정말 대충 다니다가 잘 알고 지내는 어느 아주머님 왈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다녀?"

내가 그렇게 가관이었나 보다.

그래도 사람마다 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거니까 그리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남편을 생각해 파마는 해야 할 것 같았다.

학원에 다닌 지 얼마 안 되어 뒤늦게 젊은 새댁이 합류했다.

정성스런 화장에 빨간 원피스에 높은 구두에 이제 여기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눈에도 정말 저 사람 금방 건너온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5일 되었다고 했다.

그 때 한국 아줌마들 반응이 "그럼 그렇지"였다.

"파마하러 왔는데 얼마예요?"

"65불부터 있어요."

기절 할 뻔했다.

최하가 65불인데 거기에 팁까지 주면 최소한 70불
이거 한 번만 환산해 보자.

물가 환산 안 하기로 했지만.

9만원이 넘어간다. 에구구구

한국에서는 얼마였더라 ?

동네에서 모닝파마해서 2만원쯤이었는데 .

내 남편이 뼈빠지게 번 돈으로 9만 원 짜리 파마를 해 ? 그렇게는 못하지!

"아줌마, 그럼 자르는 건 얼마예요?"

"18불입니다"

팁까지 20불이면 자르는 것도 장난 아니네. 2만 6천 원.

아휴 숨넘어간다.

그래도 자르긴 해야지.

남편이랑 어디 다니면서 아는 사람 만나 남편 창피하게 하면 안 되니까.

섬세하게 잘 해 주고 머리까지 감겨주어 지갑에 있는 돈을 다 털어 21불을 주고 나왔다.

아휴! 나는 미국에서 못 살겠네.

※원석이 학원: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지라 영어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실반이라는 학원에 이틀을 보내고 있다.

한국처럼 차가 와서 데려가는 학원은 단 한군데도 없고 부모가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와야 한다.

우리는 이틀만 다니지만 이곳 저곳 일주일 5일을 다니면 엄마가 거의 초죽음 상태에 이른다.

나도 원석이 학원 가는 날은 무지 바쁘다.

아침 8시에 아이들 summer 스쿨에 데려다 주고 나 학원 갔다가 집에 오면 12시 30분 .

조금 쉬었다가 2시 30분쯤 나가서 아이들 데려와서 쉬다가 5시쯤 학원에 데려다 주고 집에 왔다가 7시쯤 다시 데리러 하면 하루 온종일 차만 운전하고 다니는 것 같다.

그리고 이곳의 학원은 주 5일이라는 개념이 없다

수영도 일주일 두 번 ,태권도도 일주일 두 번, 피아노학원도 일주일 두 세 번이다

보통 피아노 개인레슨 1시간에 30불, 30분에 15불이다.

이것에 비하면 한국 학원은 엄청 교육비가 싼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