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이렇게 일년이 또 끝나간다!

김 정아 2005. 5. 20. 22:48

2005년 5월 19일 목요일

 

방학을 일주일 앞두고 초등학교에서는 마지막 정리를 하느라 분주하다.
오늘은 일년간 아이들이 공부한 내용으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 것을 각 교실에서 발표하는 자리와  자녀들과 부모가 점심을 같이 먹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교실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들어오는 엄마들을 보고 환성을 울리며 "누구 엄마 왔다" 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올해는 자원 봉사도 안 해 나연이 반에 아는 아이들도 없는데 아이들은 나를 보더니 "Nayeon's mom"이라고 하며 아는 체를 해주었다.

 

아이들의 발표가 끝나고 한 해 동안 해 온 행사를 비디오로 보고 부모와 아이들이 자리에 앉아 준비한 자료들을 같이 보게 되었는데 두 아이의 엄마만 안 왔다.
모든 부모들이 다 왔는데 두 아이가 너무 안 되 보여 난 그 아이들의 것도 같이 봐 주고 잘 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점심 시간에도 난 Cathy, Serah를 데리고 같이 나가게 되었다.
나연이와 친하기도 하지만 다른 미국 엄마들이 그 아이들을 챙기지 않고, 담임 선생님도 그 아이들을 누구에게 부탁하는 것 같지도 않아서이다.
영어도 못하는 내가 두 아이의 엄마 노릇을 하느라 긴장을 했지만 아이들은 무엇이 즐거운지 낄낄대고 웃으며 잘 놀았다.

 

올 한 해도 이렇게 끝나 가는구나 생각하니 참 아쉽다.
지난 해 개학을 하루 앞두고 아이는 엉엉 울었었다.
"나 선생님도 싫고, 친구들도 다 싫어!" 했던 아이가 학교 갔다 온 첫날에 웃으며 "우리 선생님 너무 좋아 " 했었는데 이렇게 일년이 흘러 버렸다.
내년엔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여하튼 아무 탈없이 이렇게 또 일년을 마치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