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아이들 속에 묻혀 버린 나의 일상.

김 정아 2005. 6. 22. 03:45

2005년 6월 21일 화요일

 

아이들이 여름 방학을 한 요즘 나의 일상은 어느 때보다 바쁘다.
아침 6시 10분에 일어나 섬머스쿨에 가는 큰 아이를 위해 간단한 아침을 준비하고 6시 30분에 아이를 학교에 태워다 주고 와서 남편을 출근시킨다.
8시 30분쯤 작은아이를 깨워 9시 30분까지 근처의 고등학교 수영장에 데리고 가서 50분 간 기다려 아이를 태우고 10시 50분쯤 집에 돌아온다.
집에 와서 점심을 준비해 먹고 12시 5분에 큰 아이를 데리러 다시 학교에 갔다가 12시 30분 쯤에 집에 돌아온다.
그 다음 작은아이를 태우고 20분쯤 운전해 근처의 대학 섬머 스쿨에 보낸다.
다시 4시 30분에 작은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돌아오면 5시 20분쯤 된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은 30분쯤 운전해 2시에 큰 아이를 클라리넷 학원에 데려다 주고 한시간 기다렸다 데려온다.

 

또 매주 목요일은 두 아이의 수학을 보충해 주기 위해 아르바이트 학생이 집에 온다.
운전해 가는 것은 아니어 편하긴 하지만 간식거리 챙겨주느라 조금 신경 쓰인다.

 

 

일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 씩 꾸준히 다니던 구몬을 한달 동안 쉬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엔 내 체력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이고, 사실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구몬을 쉬기로 했다는 내 말을 듣고 남편 하는 말 "애가 원하는데 왜 그것을 못 해주고 쉰다고 해?"한다.

 

평소 내가 너무 건강한 게 탈이다.
내가 무쇠팔, 무쇠 다리를 가진 줄 안다.
나도 남들처럼 좀 앓아 누워봐야 마누라 위해 줄 줄 알까?
거기에 가끔 아이들이 "수영장 가요!" "영화관 가요!" "밖에서 점심 먹어요!"하면 성질이 팍 올라온다.

 

하여튼 이렇게 온 종일을 아이들 태우고 오가면 하루가 끝나는 느낌이다.
늦은 오후가 되면 저녁 준비하는 것도 귀찮아지고 허리가 뻐근하게 아파 오고 건강한 내 체력에도 불구하고 '아휴, 힘들어!'소리가 절로 나온다.

방학은 주부들에게 괴롭고도 힘든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돈도 무시 못할 만큼 많이 들어가지만 학원 버스라는 것도 없고, 걸어 다니는 사회 분위기도 아니니 부모가 직접 운전사가 되어야하고, 그래서 육체적으로도 많은 무리가 따른다.

 

 

방학 전에 열심히 했던 운동도 아이들 때문에 못하고 나의 일상은 아이들 위주로, 아이들의 운전사가 되어 지나간다.

 

 

*우리 지역의 테일러 고등학교엔 수영장이 두 곳입니다.

한곳은 고등학교 선수들을 위한 것이고, 이곳은 지역 사회에 개방해 여름에 레슨을 해 주는 곳이지요.


 

 

*테일러 고등학교 실내 농구장입니다. 여름에도 시원하게 운동할 수 있는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농구 캠프입니다.


 


*테일러 고등학교 테니스 장입니다. 학교 시설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여름엔 모두 개방해 레슨을 해주고 있답니다.


 


*섬머 스쿨을 하는 대학인데 새로 생겨서 깨끗한데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지요. 높은 건물이 없습니다. 땅이 넓으니 위로 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지역에서 하는 섬머 스쿨을 마치고 오는 아이입니다. 지역의 초중고 한 학교씩만 문을 열고 섬머 스쿨을 하는데 가장 가까운 학교까지 데려다 주면 학교버스가 와서 데려가고 또 데려 옵니다. 저는 이 학교까지만 가서 아이를 데려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