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5일 화요일
성당을 다녀오다 보니 미국 국기와 텍사스 주기가 반쯤 아래로 내려와 弔旗로 달려 있는 게 보였다.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물어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고개만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지난 1월에 쓰나미 재앙이 있었을 때도 조기가 걸려있었는데 이번에도 지구 어느 곳에 자연 재앙이 있었는가?
아니면 前 대통령 누군가 죽음을 맞은 것인가?
가족끼리 아무리 머리를 맞대어도 해답이 안 나왔다.
그래서 오늘 아침 학교 가는 아이들에게 왜 조기가 걸렸는지 선생님들께 여쭈어보고 오라고 했더니 명확한 해답이 나왔다.
교황의 선종을 애도하는 깃발이라고 했다.
아! 맞다! 그 것이었구나!
당연히 교황의 죽음은 알고 있었지만 교황의 선종과 조기를 일치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튼 세계의 큰 별 하나를 잃었으니 애도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조기를 내 거는 게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한다.
카톨릭이 미국의 國敎도 아니고 사실 카톨릭 인구보다 기독교 인구의 비중이 더 크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미국이란 나라는 조기를 내거는 것엔 굉장히 관대한 나라 같다.
지난 연초 쓰나미로 조기를 내 걸었을 때도 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이라크를 침공하고 무수한, 힘없는 이라크 시민을 죽음으로 내 몬 나라가 쓰나미 희생자를 위해 애도한 다는 게 너무나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매주 공부하러 다니는 도서관 입구에 걸린 미국 조기와 텍사스 주기입니다.
'지극히 미국적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시안 가정을 습격하라! (0) | 2005.05.27 |
---|---|
여름방학이 두렵다! (0) | 2005.04.28 |
세계 최고의 로데오 경기 (0) | 2005.03.30 |
미국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0) | 2005.01.14 |
휴스턴에도 눈이 내리고 있어요! (0) | 2004.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