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목요일
만추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겼는데 갑자기 날이 추워졌다.
뉴스를 보니 서울 쪽은 폭설이 내렸다고 했는데 어제 여기는 모진 강풍과 함께 눈보라가 휘몰아 치기를 세번 정도 했지만 쌓인 눈도 없었다.
오늘 아침에도 창문을 열어 밖을 보니 도로는 젖은 기운 하나 없고 눈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만 다른 세상인 것 같다.
베란다 쪽 기온도 푹 떨어지니 화분을 실내로 옮겨야 해서 들여 놓았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엄마 손에서 화초들은 번쩍거리며 빛나게 새 잎을 올리고 철마다 고운 꽃을 피워 주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화초들은 빛을 잃어가고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것 같다.
어떤 화분은 작년에 본 것과 같은 상태에 키도 비슷하고 잎도 비슷한 게 있다.
엄마가 이제 화초 관리가 힘든 것 같아 사람들에게 나눠 주자고 했더니 “내가 이거라도 키워야지 이런 것도 안 하면 뭐에 재미를 붙이냐” 하신다.
기운 없어지고 나이 들어가는 주인처럼 엄마의 화초들도 이제 돌봄의 손길이 적어져 기운을 잃어가고 있어 애처롭기 그지없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이보다 종류도 많았고 잎이 번쩍거렸어요
*깔끔하신 우리 엄마, 베란다 화분 있던 자리를 열심히 물걸래로 닦고 있습니다.
*눈 많은 곳인데 여기는 딴 나라인지 눈이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눈이 왔나 창문 열었는데 이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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