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0일 수요일
허리케인 베릴 이후로 집에는 전기가 26시간 만에 들어왔는데 가게가 있는 지역이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가게 직원들도 많은 수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메니저 티나 역시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토요일에 사둔 식재료들도 떨어지고 주위 넓은 지역에 걸쳐 전기가 없으니 음식을 살 수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 밤에 티나에게 줄 식재료를 한국 마켓에서 사왔다.
미국 마켓들도 대부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한국 마켓에서 라면 40개와 부르스타와 부탄개스와 아이들 군것질 거리를 사 들고 아침에 티나집에 갔다.
네비를 틀고 가는데 곳곳의 길이 막혀 있어 돌아돌아 가서 물건들을 전달하고 가게에 들러 정리를 좀 하려고 했는데 온라인 오더를 끄지 않고 온 것이 생각이 났다.
장사를 할 수가 없는데 온라인 오더가 들어오면 귀찮아 질 것은 뻔해서 가게 정리보다는 온라인 오더를 막는 게 먼저 같아서 집에 와서 인터넷 오더를 막아 놓았다.
그리고 다시 가게를 갔다.
행여나 전기가 들어올까 하고 놔 두었던 식재료들을 다 버리고 설거지를 해 놓아야 할 것 같아 서둘러 나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깜깜한 곳에서 냉장고를 열어 모든 것들을 다 버리고 휴대폰의 후레시를 켜 놓고 설거지를 하자니 땀이 줄줄 흘렀다.
버린 음식들이 많아 무거워진 쓰레기통을 질질 끌고 마지막으로 집에서 보관 할 수 있는 것들을 들고 와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씻고 나서 쇼파에 앉아 티비를 보다가 습관적으로 가게 CCTV를 클릭을 해 보았다.
그런데 왠걸 CCTV가 보이는 것이다.
전기가 없으면 CCTV가 연결이 안 되는데 이렇게 CCTV가 연결된다는 말은 전기가 들어왔다는 말이다.
나는 너무 기뻐 직원 그룹 메세지 방에 가게에 전기가 들어왔으니 내일부터는 다 출근하라는 메세지를 보내고 서둘러 가게로 향했다.
집에 돌아온 후 1시간이 조금 지난 후였다.
운전하기를 너무 싫어하는데 오늘은 세 번이나 가게를 가고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너무나 즐거운 발걸음이었다.
중간 쯤 가고 있는데 메니저 티나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가 지금 가게를 가고 있는 중인데 나한테 오고 있느냐는 전화였다.
순간 너무 감동이었다.
내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전기가 들어왔으니 일단 준비를 해야 내일부터 장사를 할텐데 뭐라도 하려고 오고 있는 중이라니 난 참 메니저 복이 많다.
그간 냉장실의 물건들을 다 냉동고에 집어 넣어 놨으니 얼기 전에 다시 빼내야 해서 둘이 물건 정리를 하고 청소도 좀 하고 부족한 물건들의 목록도 작성하고 내일 준비를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오늘 세 번이나 가게를 오갔지만 하나도 피곤하지가 않다.
난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
야호!!!!!
*전기 들어온 것이 너무 감격스러워 찍어서 이탈리아 출장 중인 남편에게 보냈어요.
*얼마나 바람이 거셌는지 간판에 l짜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전기가 없어 깜깜한 부엌에서 휴대폰 불빛으로 냉장고 청소를 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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