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뭐라고? 김으로 미역국을 끓였다고?

김 정아 2024. 1. 31. 22:41

2024년 1월 29일 월요일

 

딸 아이는 일년에 두 차례 정도는 심한 고열에 시달리는 등 몸살을 지독하게 앓는다.

대학 시절, 의대 시절에는 3시간만 운전하면 되어서 남편이 가서 국을 끓이고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 주는 경우도 많았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4일동안이나 병원출근을 못했다.

한국 의학 드라마를 보면 레지던트들은 잠 자는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고 하루 20시간 이상을 업무에 시달린다고 하던데 나도 아이 걱정이 되었지만 또 동료 레지던트들이 아이 없는 빈자리를 채우려면 정말 아픈 것도 민폐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사위 Andrew에게 전화를 해 배를 사다가 중탕을 해 즙을 짜 먹이라고 했다.

앤드류는 나한테도 전화를 해 soup을 끓여 주고 싶은데 뭘 해야 하느냐고 물어 미역국을 해 주면 좋을 것 같아 미역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했다.

앤드류도 미역국을 먹어 본 적이 있어 앤드류도 끓일 수 있을 것 같아 미역 그림을 보내주었더니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문자가 왔다.

쇠고기를 좀 넣어 끓이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 문자가 왔다.

 

그렇게 4일이 지나고 몸 상태가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지만 더 이상 자리보존하고 누워 있을 수는 없어 5일 째 되는 날 병원 출근을 했는데 그날 22시간을 일을 하고 왔다고 했다.

 

시나브로 컨디션을 회복하고 나서 문자가 왔는데 앤드류가 미역국을 미역을 넣어서 끓인 게 아니고 김을 넣어서 끓여주었다고 했다.

똑같이 검은 색이라 미역과 김이 같은 것인 줄 알았나 보다.

 

그래도 자기 아내 아프다고 한국 음식이라도 해 주고 싶었던 마음만큼은 너무 고맙고 예쁘다.

 

전에는 아들의 대만 여친이 아들 생일에 다시마를 넣고 미역국을 끓여 주었는데 차라리 다시마 미역국이 나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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