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은근히 기분 나빠!

김 정아 2023. 10. 30. 05:42

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꽤 오래전부터 일요일에 혼자 오는 백인 남자가 있다.
65세 정도 되어 보이는 아저씨인데 단골이지만 나는 이 사람이 오면 기분이 별로 좋지가 않다
라지 샌드위치 하나, 스몰 드링크 하나 , 쿠키 하나를 시키는데 합계가 $20.16센트이다.
첫날 오던 날부터 인상이 깊게 남았던 게 자기가 16센트가 없으니 20불만 받으라고 20불 짜리를 내 던지듯 주고 나의 의향도 안 묻고 테이블로 돌아가 버린다.
16센트라는 돈이 큰 돈도 아니어서 기분 좋게 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매번 일요일마다 와서 당연한 일인듯 20불을 내 던지고 가 버리니 난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내가 주문을 받아도, 다른 캐쉬어가 주문을 받아도 언제나 한결같이 그러길 계속했다.
 
그가 오더한 모든 음식을 돈 안 받고 줄 수도 있지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항상 그러니 빈정이 상해서 " 당신 토탈이 $20.16이다. 16센트 부족하다. 돈이 부족하면 쿠키 하나를 빼라" 했더니 그제서야 주머니에서 1불 짜리 하나를 더 내어 주는 것이다.
 
매번 그러더니 오늘은 내가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카메라를 보니 그 아저씨가 와 있었다.
난 그 아저씨의 오더받는 것도 싫고, 말 섞는 것도 싫어 다른 캐쉬어가 주문 받길 기다리고 있는데 드리이브 쓰루에 계속 차가 밀려 어쩔 수 없이 내가 받아야만 했다.
 
그런데 오늘은 메뉴가 바뀌었다.
미디엄 샌드위치 하나, 스몰 드링크 하나, 쿠키 하나였는데 합계가 $16.10센트였고 $20불 짜리를 내면서 4불을 거슬러 달라는 것이다.
따지면 거스름돈은 3.90센트인데 90센트를 넣을 주머니가 없으니 4불을 달라는 것이다.
정말 어이 없다.
팁도 안 내는 델리 가게에 와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 돈에 목숨 거는 것도 아니고 얼마든 해 줄 수 있는 일인데 매번 그런식이니 너무 밉상이다.
은근히 기분 나쁜 게 아니고 찐으로 기분이 나쁘다.
앞으로 계속 4불을 달라고 할 것 같다.
다음 번엔 꼭 3.90센트를 돌려 줄 것이다.
 
 
 
 
 
* 너무 기분이 나쁘다가 아이들 사진을 보고 나니 좀 마음이 풀렸습니다. 쿠킹 클래스에 가서 뭘 열심히 만들고 있네요.

*사위입니다. 아직 마음이 안 통해 사위가 서먹하긴 하지만 딸 아이와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 살고 있어 이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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