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경제인

똑똑한 사람들도 다 같네!

김 정아 2023. 9. 25. 05:46

2023년 9월 23일 토요일
 
서 너달 전부터 우리 브랜드는 가격인상을 예고 하고 있었고 각 가게마다 그것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인건비 상승이나 물가 상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소폭의 인상을 하기로 하고 웹사이트에 들어가 가격 책정을 하고 승인 버튼을 누르고 설문조사까지 다 마쳤다.
 
이번 화요일부터 가격 인상이 시작되어 새로운 메뉴판에 오를 가격을 몇 번 씩 확인하며 붙였다.
화요일 아침에 드라이브 스루 메뉴판을 바꾸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월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매뉴보드를 바꾸었다.
열쇠로 열어 판을 바꾸어서 달아야 하는데 난 저것을 여는 게 너무 힘들고, 화요일엔 메니저가 쉬는 날이라 월요일 오후에 손끝이 야무진 남자 직원들이 다 바꾸어 안심을 하고 늦은 퇴근을 했다.
 
그리고서 화요일 아침 일찍 출근을 했는데 가격이 하나도 안 바뀌기도 했지만, 어쩐 일인지 많은 것들의  가격이 전 것 보다 더 내려 가 있었다.
 
난 이들의 일처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또 그러네, 그러면 그렇지 한 번에 제대로 될 턱이 없지. 더 기다려보자 ' 하고 있었는데 각 가게마다 다 난리가 났다.
 
그 어떤 가게도 제대로 작동하는 가게가 없었다.
어떤 곳은 레지스터 가격이 안 바뀌고 ,어느 곳은 디지털 메뉴보드가 안 되고, 메뉴보드 순서도 하나도 안 맞고 ,디지털 메뉴와 레지스터 가격도 매치가 안 되고 선택 메뉴가 이상한 것으로 뜨기도 하고 아주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내 가게는 그 중 가장 심하게 엉망이 되어 있던 것이 가격이 안 바뀌고 그대로만 있어도 다행인데 그나마 낮아져 버렸으니 기다리다 이것은 아닌 것 같아 테크닉 서포트 센터에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한다는 말이 내 가게는 가격을 안 바꾸겠다고 해서 업데이트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가격 인상 승인을 안 하고서는 설문조사 버튼으로 넘어가지 않는데 분명 난 설문조사까지 다 마쳤고, 그것도 사진으로 찍어 놓은 증거가 있는데 업데이트를 안 했다는 게 뭔 소리냐고?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일주일을 기다리라는 것이다.
 
사무실에 앉아서 클릭 몇 번 하면 될 것 같은데 일주일을 기다리라고?
내가 한국에서 가게를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한국 같으면 몇 분이면 끝날 일 같다.
그리고 벌써 서너 달 전부터 예고 되어있던 일인데 일주일을 기다리라고? 이 사람들은 도대체 월급 받으면서 일 하는 게 왜 이 모양인 지 모르겠다.
사회 전반에 걸쳐 똑똑하게 머리 돌아가는 사람들이 몇 안 되는 것 같다.
 
아직도 티켓을 못 읽어 Mustard 와 Mushroom을 구분을 못해 버섯을 넣어 달라는 소리에 머스터드를 거침 없이 뿌려대는 ,시급을 받아가며 일하는 우리 부엌 아줌마와, 적어도 대학을 나왔을 그나마 스마트 하다는 사람들의 일처리가 똑 같다.
 
가격을 바꾸는 일이 도대체 일주일이나 걸릴 일이냐고요?
 
어제는  메뉴보드의 순서가 정상으로 작동하더니 오늘은 또 엉뚱한 화면이 뜨고, 우리는 팔지도 않는 샌드위치가 갑자기 뜨지를 않나 아주 총제적인 난관이다.
전화를 하면 지금 작업중이라는 소리만 레코드 판처럼 되풀이한다.
전화하고 이 메일 보내는 것도 지쳐 그냥 기다리고 있다.
가격 좀 늦게 바뀐다고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니 느긋하게 기다리자고 해서 기다린지 5일만에 레지스터의 가격은 바뀌었다.
그런데 손님이 보는 메뉴보드와 또 레지스터의 가격이 안 맞으니 또 문제인 것이다.
할 수 없이 로비의  디지털 메뉴 판을 다 끄고 종이 메뉴를 내 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그러더니 6일 째 되는 날, 다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참 대단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미국이 더 이상의 선진국은 아닌 듯 하다.

*매뉴 판 바꾸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아 저렇게 바꾸고 나서 기분 좋게 사진을 찍었는데 저게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6일이나 걸린다는 것을 그 때는 미쳐  몰랐습니다.ㅋㅋ
저렇게 웃을 일도 아니었던 거지요 ㅋㅋ

*지금은 정상이지만 가격이 안 맞아 디지털 메뉴 판을 다 끄고  종이 메뉴를 내 놓고 장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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