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모처럼 엄마 노릇 했네

김 정아 2022. 10. 5. 09:59

2020년 10월 4일 화요일

 

큰 아이가 대학 2학년 때 쯤 가게 일을 시작했다.

거의 6개월 간은 아침에 7시에 나가 가게 문을 열고, 문을 닫고 집에 오면 밤 10시 30분이 되었다.

그러니 내 몸 하나 챙겨 사는 것도 너무 벅차서 대학에 가 있는 아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주위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 먹을 음식을 해서 대학에 드나들었는데 아이들이 가끔 집에 오면 남편이 아이들 밥을 챙기고, 음식을 해서 보내기도 했지만 그런 일들은 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고 나에게 휴일이 생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식사 문제에서 나는 열외가 되었다.

나에게 밥을 하라는 사람도 없었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수의 대학원을 L.A로 갔는데 미국 최대 규모의 한인 타운이 있고 ,곳곳에 한인 식품점이 있고 자주 엘에이로 출장을 가는 남편 덕에 아이는 식생활에 별 지장을 받지 않고 살았다.

그런데 엘에이에서의 2년의 인턴 생활과 1년의 휴스턴 인턴 생활이 끝나고 올 7월에 미네소타 주로 이사를 가서 레지던트를 시작하고 있다.

 

한인이 많지 않은 지  H 마트도 없고 작은 구멍가게 같은 한인 식품점이 몇 곳이 있고, 한식당도 있긴 한데 음식값이 너무 비싸고 맛이 없다고 했다.

물건 값이 너무 비싸 작은 김치 병 하나가 30불을 육박한다고 혀를 내 둘렀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갑자기 너무 큰 화두로 다가 왔던 것이다.

 

어제 아이는 "엄마 오징어 젓갈 좀 보내 줄 수 있어요?" 한다.

"그럼 보내 줄 수 있지. 내일 쉬는 날이니까 사서 보내 줄께" 했다.

그러고서 오늘 H 마트에 가서 아이에게 뭘 보내 줄게 없나 둘러 보았다.

페덱스로 보낼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식료품이기에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종류가 많지 않았다.

그래도 몇 가지를 사서 포장을 해서 보내 주었다.

 

모처럼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한 것 같아 스스로 쓰담쓰담 해 주었다.

 

 

*조미김 4 봉지, 라면 4개 들이 한 팩, 김치 찌게 해 먹으라고 고등어 캔, 참치 캔,오징어 젓갈 4 팩, 종가집 김치(일인당 한 팩으로 제한 됨) 부대찌게 양념, 카레 가루를 보냈어요. 꽤 무거워서 25파운드나 나갔어요.

다음날 도착으로 하려고 했더니 250불 이었어요. 

그런데 저 물건이 200불이 안 되었거든요. 배보다 배꼽이 커서 3일 후 도착으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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