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남편이 담근 깍두기

김 정아 2020. 9. 27. 22:26

202년 9월 27일 일요일

난 일주일에 이틀을 쉰다.

 

코로나 이전에 일요일과 주중 하루였다.

 

코로나가 닥치고서는 성당을 안 간지가 6개월이 넘은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집콕을 하고 있는데 난 가게에 가서 유리창 너머로지만 많은 손님들을 대하고 우리 직원들과도 한 공간에 일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내가 감염자가 되어 남들에게 큰 해를 끼칠까봐 내가 조심을 해 주어야 할 것 같아 야외 활동인 골프 외엔 친구들과 접촉을 하지 않는다.

 

골프도 각자 자기  차를 타고 오고, 카트도 1인 1카트를 타기때문에 골프가 코로나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여하튼 코로나 이후 역설적이게도 난 작년보다 가게 매출이 많이 올랐다.

 

작년보다 6천 불 이상 오른 달도 있다보니 체력이 딸려 힘들다.

우리는 주중이 바쁘고 토요일 일요일은 평일 보다 좀 한산한 편이다.

 

바쁜 주중에 일 하고 오면 기진맥진이고 너무 힘들어 몇 달 전부터 쉬는 날을 조정해 조금 한가한 일요일에 출근을 하고 바쁜 주중에 이틀을 쉰다.

어차피 일요일에 성당을 안 나가기 때문에 가게를 나가는 것이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남편은 거의 토요일과 일요일 식사 준비를 해 준다.

 

남편의 토요일과 일요일은 어김없이 친구들과의 골프로 하루를 마감한다.

골프에 가기 전에 남편은 아들과 내가 퇴근하고 와서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나가고, 준비를 못 한 날엔 집에 와서 고기를 구워 준다.

 

요리에 워낙 취미가 많다보니 내가 편할 때가 참 많다.

어제 아침엔 내가 북어국을 끓여 식사를 했는데 자기가 끓이면 더 맛있을 것 같다며 내가 출근 하고 난 사이에 다시 북어국을 끓여 놨다.

 

내가 끓인 것 보다 훨씬 맛있어 조리법을 물으니 비밀이라고 안 가르쳐 준다.

 

그리고 잠결에 부엌에서 뚝딱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깎두기를 담가 놓았다.

 

 

*남편이 끓인 북어국입니다.제가 끓인 것 보다 맛있어요. 큰 아이는 북어국 미역국 콩나물국 같은 밍밍한 국을 안 먹는데 아이도 맛있게 먹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색깔도 이렇게 예쁜 깍두기를 100% 자기 손으로 만들었더군요.

고추가루 색이 이뻐 무슨 고추가루를 썼냐고 물었더니 빨간 생고추를 사다가 믹서에 갈았다네요.

저는 한 번도 생각도 못 해 본 일입니다. 거기에 북어 머리와 멸치 다시마 국물을 내서 담갔답니다. 사과와 배도 갈아 넣었답니다. 좀 익으면 엄청 맛있을 것 같아요.

요리 잘 하는 남자랑 사니 참 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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