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당신 참 좋은 아빠야!

김 정아 2020. 2. 2. 03:43

2020년 2월 1일 토요일


난 두 아이에게 거의 전화를 하지 않는다.

1분 1초를 아끼며 바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라 내가 전화를 해도 못 받을때가 많기도 하고 다 큰 아이들이라 알아서 잘 살겠지 하는 믿는 구석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아이들이 먼저 전화 하지 않으면 한달에 한 번도 통화를 안 할 때가 있다.


3일전 쯤에 두 아이에게 당부할 것이 있어 전화를 먼저했다

큰 아이에게 전화해서"요즘 바이러스 심각한 것 알지? 미국도 몇명 확진자가 있다니까 병원하고 집만 왔다갔다 하고 사람 많은 데 가지 마" 라고 했고 작은 아이에게도 "학교하고 집만 왔다 갔다 하라"고 했다.

아이는 "오스틴에 가서 친구 만나려고했는데 그럼 안 갈께 "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늘 아침에 남편은 작은 아이가 있는 샌안토니를 가야겠다고 한다.

"아니, 갑자기 나연이한테 왜 가? 무슨 일 있어?" 하니 아이가 감기에 걸렸으니 가서 국이라도끓여주고 와야겠다는 것이다.

나는 "엊그제 전화했는데 말짱하던데 그 사이 또 아팠어? 알았어. 반찬 몇 가지 해 주고 와" 하고서 냉장고에 있던 쇠고기와 무, 마늘 갈아 놓은 것을 보냈다.

3시간을 운전해 남편은 샌 안토니오에 가서 아이 국을 두 가지 끓여서 밥을 먹이고 지금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세상에 이런 아빠가 몇 이나 될까 싶다. 정말 아이들에게 지극정성이다.

음식 하는 것도 나보다 더 잘한다.

나는 요즘 남편 손에 밥을 얻어 먹고 산다.

훗날 한국 며느리를 봐서 아이라도 낳는다면 아마도 산모 미역국을 내 남편이 끓이지 않을까 싶다.


*남편이 끓인 미역국인데 먹음직스러워 보이나요?

 

*가져간 무로 쇠고기 무국도 끓여 주었네요.

 

*시금치 나물도 해 주었어요.


*이쁜 딸 빨리 이렇게 나아라. 의사 선생님 회진 따라 다니며 찍은 사진이라고 한참 전에 보내 온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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