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3일 목요일
우리 슈가는 올해 여섯살이다.
중장년에 들어간 슈가는 말썽 부릴 날이 지났고 치매가 올 날도 아닌데 요즘 날마다 일을 낸다.
전에는 오줌 똥을 집안에 싸 놓으면 슬슬 눈치를 봤는데 요즘은 '날 잡아 잡슈' 표정이다.
시아주버님 내외분이 오신다고 해서 맘 먹고 스팀 청소기를 빌려다 말끔하게 청소를 해 놓고 기분 좋게 있었는데 그날 바로 카펫에 오줌을 싸 버렸다.
그 다음날 밥을 하려고 부엌에 나와서 보니 쇼파에 올라간 슈가 포즈가 이상해 '저 녀석이 설마 쇼파에 쉬를 하지는 않겠지' 했는데 어느 순간 쇼파의 색깔이 진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어이 지가 자주 자는 쇼파에 까지 오줌을 싸는 야만적인 행동을 하고 만 것이다.
하도 화가 나서 콧 잔등 몇대를 갈기고 났는데도 이 야만적인 행동은 나아지지를 않고 있다.
가게를 나가면서 내 방문을 꽉 닫아 놓고 나가니 안방은 깨끗한 편인데 거실이나 두 아이들 방은 정말 발을 들여놓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내가 하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원석이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슈가를 데려 가기로 했다.
"죽으나 사나 니가 키우고 다시 슈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는데 사실 그것 또한 걱정이다.
환경이 바뀐 곳에서는 더 스트레스를 받을텐데 원석이 잘 키울 지 걱정이다.
요즘도 오줌을 싸지만 '그래 이제 7월이면 니가 원석이 따라 가는데 내가 그 때까지만 참는다' 하고 오줌 싼 자리를 박박 문지르며 혼자 열 받고 만다.
원석이를 따라가면 아파도 이제 걱정은 덜 할 것이다.
원석이 동물 병원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는데 그 곳 직원들은 무료로 애완동물 치료를 받는다.
지난 번에 집에 와서 슈가를 데리고 광견병 예방 접종, 변검사, 피검사를 하러 원석이 일하는 프랜차이즈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그 곳 직원들은 공짜라고 해서 무려 300불이나 되는 돈을 안 내고 왔다.
슈가 이제 오빠 따라가서 잘 살아라.
가끔은 니가 보고 싶기도 하겠지만 니 생각을 안 하고 넘어가는 날들이 더 많을 거 같다.
*생긴 것은 너무나 멀쩡합니다.
멀쩡하다 못해 이쁘기까지 하는 녀석이 하는 짓은 완전 또라이입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꾸르실료 동기 모임에서 (0) | 2013.07.14 |
---|---|
Father's Day에 (0) | 2013.06.16 |
Mother's day에 (0) | 2013.05.20 |
와인 한 잔을 마시며. (0) | 2013.04.08 |
아들한테 받은 선물 (0) | 2013.04.03 |